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한국사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백두산 천지를 중국 영토로,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표기한 것도 부족해 이번엔 아무 근거도 없는 「임나일본부」설을 정당화하고 나섰다. 정보화시대를 이끈다는 MS사가 이처럼 왜곡된 정보를 내보내고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일개 외국회사의 부주의에 의한 역사왜곡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MS사가 전세계 PC운영체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과 전세계가 컴퓨터통신으로 하나로 연결돼 있는 점 등을 떠올리면 문제는 심각하다. 그 전파력은 교과서 왜곡 등에 비교할 바 아니다.
역사는 왜곡됐을 때는 이미 역사가 아니다. 역사는 사실을 전하는데 그 큰 뜻이 있는데도 외국의 침략을 수없이 받은 우리 역사는 그동안 강대국 논리에 따라 수없이 왜곡됐다. 20세기 들어 일본의 강점과 6·25란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는 동안 이는 가중됐다.
일제는 식민사관을 앞세워 우리 역사를 마음대로 조작했다.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대표적 사례가 고대에도 일본이 한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다. 바로 이 「역사왜곡 망령」이 이번에 미국까지 진출한 것으로, 그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해방과 6·25 그리고 그 후에도 경제개발에 힘을 쏟느라 이런 왜곡을 바로잡는데 소홀했다. 일본정치가의 망언이나 교과서 왜곡에 목소리를 높여 온 것이 노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는 동안 우리 역사는 왜곡된 채로 동남아 동구 남미 등 전세계에 퍼지는 결과를 낳았다.
얼마전 한 기업이 전세계에 퍼져 있는 지사망을 통해 각국의 역사왜곡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구에선 6·25가 북침이란 친북한적 시각이 아직 남아 있다.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든가 중국문화권의 변방이란 모욕적인 표기마저 눈에 띄고 아직도 국민소득 2백달러의 최빈국으로 기록된 곳도 있었다.
MS사에 대해 의당 정정을 요구해야겠으나 누구를 탓하기 전에 이를 시정하려는 우리의 노력부족도 반성해야 한다. 해외문화원이 없는 것이 아니었으나 군사독재 정권시대는 체제홍보가 그 전부였다. 91년말엔 10여개 연구기관과 정부관련부처가 참여하는 「한국관시정사업추진위원회」가 발족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이름조차 듣기 어렵다.
국민소득 1만달러 돌파와 함께 「선진국진입」이란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를 올바로 알리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정부를 중심으로 부단히, 그리고 조직적으로 펼쳐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허둥지둥 나서는 것은 이미 때가 늦다. 우리 역사와 실상을 똑바로 알리고 전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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