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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로 “연방선거자금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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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로 “연방선거자금 쓰겠다”

입력
199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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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첫 출마때 “한푼도 안받겠다” 공언/이번부터 지원 요건 갖추자 태도 돌변미 개혁당 대통령후보 로스 페로가 최근 연방정부에서 지원하는 3,000만달러(240억원)의 선거운동자금을 받아 쓰겠다고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억만장자 페로는 92년 대선때 연방기금 사용을 거부한 채 공화·민주당 후보인 조지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이 『공금(연방기금)을 선거자금으로 쓴다』고 맹렬히 비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납세자의 돈은 한푼도 쓰지 않겠다』며 『그 돈은 마땅히 나라를 재건하고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자신의 두툼한 호주머니에서 6,000만달러 이상을 뿌려댔다.

그러나 4년만인 이번 선거에서는 『(나의 선거운동에) 국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 납세자의 돈을 지원받고 기부금도 받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무리 천문학적인 부를 지닌 갑부라도 자기 돈 쓰기는 아까운 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예』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연방기금은 후보별로 지난번 대선 출마때의 소속 정당 지지율에 근거해 지원하는 만큼 92년 당시 첫 출마였던 페로로서는 지원금을 탈 수 없자 『줘도 안 받겠다』며 큰소리를 치다가 이번엔 지원요건에 해당되자 태도를 돌변했다는 것이다.

연방기금에서 선거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후보자는 자기 돈이라도 5만달러 이상은 선거자금으로 자체기부할 수 없게 된다. 페로로서는 스스로 자기 돈을 쓸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연방기금 신청 이전에 선거운동과정에서 사용한 600만달러는 자체 기부한도액 5만달러에서 제외된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페로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지금처럼 계속 5%선에도 못 미중,는 것으로 나타나면 대통령후보 TV토론회에서 그를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페로는 92년 대선에서 19%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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