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따라 고급화… 계절 파괴에 브랜드 시대로과일시대가 왔다. 과일소비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수준도 고급화하고 있다.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과일의 연간소비량은 95년 기준으로 1인당 57.5㎏을 기록, 86년의 37.5㎏에 비해 20㎏(53.3%)이나 늘었다. 곡류나 채소소비량이 이 기간동안 감소하거나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과일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일소비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백화점의 식품매장. 청과코너를 보면 토산과일은 품종개량을 거쳐 갈수록 달콤한 것이 주종을 이루고 수입과일도 다채롭게 늘어서 입맛의 다양화를 보여준다.
단적인 예가 사과.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대표적인 사과품종이었던 국광은 찾기도 힘들다. 단맛이 훨씬 강한 후지가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후지조차 최근에는 홍월과 양광에 밀려나는 추세다. 이 사과들은 독특한 향에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부드럽고 당도도 더 높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한화유통 과일담당바이어인 이준재 대리는 『소비자의 입맛이 자극적인 것보다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과일품종에도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도 역시 달콤한 켐벨어리가 주종. 포도 특유의 새콤한 맛은 전혀 없이 달콤하기만 한 거봉도 전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농산물시장의 개방과 더불어 과일도 세계화시대를 맞고 있다. 청과코너는 수입과일로 풍성하다. 파인애플 자몽 망고 등 잘 알려진 과일외에도 텁텁한 맛을 내는 아보카도, 꿀보다 달다는 두리안,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파파야 등 낯선 외국산 과일이 백화점에서 인기리에 팔려나간다.
과일소비의 고급화와 더불어 생긴 현상은 「브랜드 과일」시대. 경남 창원의 「베댈단감」, 전북 남원의 「새벽딸기」, 흥농종묘의 「삼복꿀수박」 등 버젓이 상표를 단 과일이 속속 등장했다. 게다가 온실재배와 「냉동과일」의 등장으로 계절파괴현상도 일어났다. 겨울과일인 밀감은 거의 사계절내내 팔리며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한 홍시를 한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소득 1만달러시대의 진입과 함께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먹는 즐거움도 더해주고 몸에도 좋은 과일의 소비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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