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10월이후 대중앞 모습 완전히 사라져/지도부 「포스트 등」 논의 불구 집 주변은 평온중국 최고 지도자 등소평(덩샤오핑)이 22일로 92회 생일을 맞았다.
94년 건국기념일(10월1일) 경축 불꽃놀이를 쇠잔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사진이 95년 초 공개된 이후 대중앞에서 완전히 사라진 그의 건강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짙어만 간다. 가족들 주장대로 등이 브리지게임을 즐길만큼 「나이에 비해」건강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필요에 의해 살아 있는 것으로 돼있는지 조차 불투명하다.
생일을 이틀 앞둔 20일 하오 등이 살고 있는 북경(베이징) 경산(징산)공원 뒤쪽 지안문(디안먼) 대가(다지에) 미량고(미량쿠) 호동(후통)을 찾아갔을 때 골목에는 10여명의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현관 경비실의 5∼6명, 정문앞의 1명, 그리고 정문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 있던 2명 등 경비병 8∼9명의 근무자세에서 긴장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심지어 집을 기웃거려도 왜 왔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다만 철창사이로 넘겨다본 내부에서는 경비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훈련을 받고 있어 이곳이 「특별한 집」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등자택 주변의 이러한 풍경은 등의 신상에 아직 별 문제가 없음을 보여 준다. 또한 가족들의 최근 동정과 발언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중국 장애인협회 주석으로 있는 장남 등박방(덩푸팡)은 장애인 올림픽 중국대표단의 일원으로 현재 미국 애틀랜타에 머물고 있다. 95년 1월 뉴욕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등이 『앉지도 걷지도 못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던 셋째딸 등용(덩롱)은 얼마전 사석에서 『부친이 술잔을 작은 잔에서 큰 잔으로 바꾸었다』라는 말로 등의 건강이 호전됐음을 흘렸다.
현재 강택민(장쩌민)주석 등 중국의 지도자들은 북경에서 200여㎞떨어진 하계 해변휴양지 하북(허베이)성 북대하(베이다이허)에서 연례회의를 개최중이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포스트등」체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안건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등의 갑작스런 유고가 「고양이」 색깔을 놓고 논쟁을 벌어지게 할지는 몰라도 개혁개방의 후퇴나 급격한 사회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등은 여전히 불안보다는 만족한 마음으로 92회 생일을 보냈을 것이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등 위상 약화 「천하 제1가문」 흔들/차남 조사부인 자살기도설 등/지난해 초 이후 본격 이상징후
등소평(덩샤오핑) 일가는 등을 비추는 거울로 인식된다. 등일가의 부침이 베일에 가려진 등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거의 유일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등의 건강악화설과 함께 「천하 제1가문」으로 불리며 위세를 떨치던 그의 집안도 흔들리는 징후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등일가의 운명에 적신호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실력자의 자제들을 일컫는 「태자당」의 핵심 멤버였던 차남 등질방(덩즈팡)이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수도강철 홍콩지점의 금융비리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뒤이어 등의 부인 탁림(주어린)의 자살기도설이 나왔다. 탁이 자살을 기도한 것은 당지도부에 대한 섭섭함 때문이라는 등의 온갖 루머가 있었다.
등의 3녀이자 비서인 등용(덩롱)은 지난해 2월 등의 건강에 대해 해외에서 「쓸데없는」말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불똥은 곁가지로도 튀고 있다. 등용의 남편인 하평(허핑)이 지난달 중국군 장비부장직에서 물러난 게 그것이다. 등의 이복 여동생 등선군(덩셴췬)도 중국군 총정치부 군중공작부장직 퇴임을 강요받고 있다.
등일가의 이같은 세력 약화는 등의 대리인 이미지에서 탈피, 독자권력을 강화하려는 강주석의 「비등화」정책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양상곤(양상쿤) 전 국가주석과 만리(완리)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원로들이 여전히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등일가가 완전히 거세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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