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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불법 체류 한국인 급증

입력
199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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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선으로 국적별 “최다”… 범죄도 골머리일본에 한국인 불법 체류자가 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범죄행위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 입국관리국이 5월1일 파악한 일본내 불법체류 외국인 수는 28만4,500명이며 국적별로는 한국인이 5만1,5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가 늘어나 가장 많고 필리핀 4만1,997명, 태국 4만1,280명, 중국 3만9,140명 순이다.

도쿄(동경) 오사카(대판) 요코하마(횡빈) 등 한국인 불법체류자 밀집지역에는 술집 식당 창고 부두 건설현장 등에 주로 취업하는 인력시장과 집단하숙촌이 있을 정도다.

엔고로 한국인 등 외국노동인력은 환율 계산만으로도 거금을 만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계속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막노동이라도 한국보다 임금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거리가 점점 줄어드는데다 방세, 식대 등 생활비도 엄청나게 비싸 실제로 돈을 모아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일터에서 사고를 당하고도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강제송환당하는 최악의 경우가 외국인 노동자 지원단체에는 드물지 않게 접수된다.

지난해부터는 대지진이 발생했던 고베(신호)에 건설공사가 많다는 알선업자들의 사탕발림에 속아 입국했지만 한달에 7일정도 밖에 일거리가 잡히지 않아 카드빚만 쌓였다는 피해자들도 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서울의 소개소에 90만원, 일본에 도착한 뒤 브로커에게 5만엔을 주고 입국, 하루 3,000엔씩 내며 브로커 집에 10여명이 하숙을 해왔지만 하숙비 내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한국인 불법체류자들에 의한 범죄도 보도되고 있다. 93년 30명이 체포됐던 한국 소매치기들은 잠시 뜸하다가 올들어서만 11명이 붙잡힌 것으로 경시청은 집계하고 있다.

지난달 효고(병고)현에서는 군대에서 익힌 밧줄타기로 고층아파트에 침입, 30여차례 1,000여만엔의 금품을 털어온 혐의로 한국인이 체포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에 취업했던 동남아 출신 외국인들이 한국 밀항업자들에 의해 다시 일본으로 대거 밀입국하다 적발돼 한국을 통한 우회 밀항루트 적발에 일본 경찰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공동개최에 대비해 비자기간과 무비자 체류기간을 연장하려는 양국간 영사협의에서도 일본측은 한국인 불법체류자의 증가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중이다.

일본의 한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돈벌이가 되는 나라로 불법체류자들이 몰리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한국내 알선업자 단속을 강화해 선의의 피해자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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