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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민다나오에 평화 꽃핀다/24년간 15만명 숨진 내전 종식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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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민다나오에 평화 꽃핀다/24년간 15만명 숨진 내전 종식합의

입력
199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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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회교계 자치·경제발전이 과제「내전의 섬」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자치투쟁을 벌여 온 회교 게릴라와 정부군간 전투와 테러로 24년간 15만여명이 피를 흘린 이곳에도 내전의 끝이 보이고 있다.

피델 라모스 대통령과 회교반군의 누르 미수아리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장은 19일 민다나오섬에서 전격 회동, 내전종식과 선거에 의한 회교 자치정부수립을 재확인했다. 정부―반군 영수회담은 86년 코라손 아키노 당시 대통령이 미수아리를 처음 만난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6월에 체결된 임시평화조약의 미해결점을 해소하고 조약 이행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다짐했다. 평화조약은 이달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초안이 확정된 뒤 내달 2일 정식조인될 예정이다.

평화조약 체결 합의에 이르게된 것은 이번 회담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MNLF소속 게릴라 처리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총 1만7,000명의 게릴라중 5,500명은 정부군, 1,500명은 경찰로 편입시키고 나머지 1만명에게는 직업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라모스 대통령은 내전에 따라 필리핀 최빈지역으로 머물러 있는 민다나오섬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반군 무장해제와 함께 경제발전을 통해 내전의 근원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임시평화조약에 따르면 민다나오섬의 평화정착은 3단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내달 회교도 다수지역 단독 자치선거 ▲3년간 경제발전정책 실시 ▲99년 민다나오섬 전체 자치선거의 순서로 진행된다. 1단계 단독 자치선거는 민다나오섬의 14개주중 회교계가 장악하고 있는 4개주에서만 치러진다. 회교도는 전체 섬주민 750만명 중 5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로 나머지 10개주에서는 가톨릭 교도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2단계로 MNLF는 특별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3년간 민다나오섬에서 실시될 각종 개발프로젝트를 감시하게 된다. 이어 99년에는 민다나오섬의 전체 14개주 주민을 대상으로 선거를 실시, 회교자치정부 합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양측의 합의 성사는 라모스 정권의 강력한 평화정책과 가톨릭 교도 이민증가에 따라 소수로 전락한 회교도의 위기감이 맞물린 때문이다. 그러나 평화과정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다수 가톨릭 교도들이 『회교도에게만 일방적으로 권력을 보장한다』며 평화조약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다나오섬의 평화는 3년간의 경제건설 성과 및 가톨릭·회교간 관용정신이 결정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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