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검거 피하며 조직정비에 힘쓸듯「제6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강행하며 폭력시위 및 연세대 점거농성을 벌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장 정명기·23·전남대 총학생회장)이 「와해 초읽기」에 몰렸다.
한총련 산하조직인 조국통일위원회(조통위), 정책위원회, 범청학련남측본부, 중앙위원회, 중앙상임위원회 등은 현재 검찰에 의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된 상태. 17일 실시한 한총련 조통위사무실 등의 압수수색 결과, 남총련 제주총협 사무실에서 김일성 부자의 사진과 찬양문이 발견되는 등 명백한 「친북성향」이 드러났다.
검찰은 19일 『한총련은 주사파 핵심세력들에 의해 완전 장악된 친북조직』이라며 『핵심세력과 배후 조종자를 모두 검거해 구속하겠다』고 밝혀 한총련 지도부의 향후 운신의 폭은 상당히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검찰은 현재 정의장을 비롯, 유병문 조통위 위원장(24·동국대 총학생회장), 박병언 한총련 대변인 겸 서총련 의장(23·연세대 총학생회장) 등 한총련 핵심간부 36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여서 한총련 지도부의 와해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총련 지도부는 당국의 「검거열풍」을 피하며 내부조직 정비에 치중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한총련 중심의 학생운동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 이후 한총련은 일본 학생운동세력이 69년 도쿄(동경)대 사태 이후 급격히 쇠퇴해 결국 일부만이 테러집단으로 변질하고 만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한총련 사태」로 20일 현재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5천7백여명의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연행된데다, 이들중 시위주동자 화염병투척자 등 평소 「한총련내 핵심세력」으로 활동해온 학생들 전원이 구속될 것으로 보여 한총련 조직은 상당기간 침체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유례가 없을 정도의 폭력시위와 노골적인 「친북성향」으로 한총련은 국민들은 물론 학생운동권 내부에서조차 따가운 눈총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한총련 사태」를 주도하다시피한 남총련 소속 학생 1천여명이 20일 이과대 건물을 빠져나가 앞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한 한총련 재건 움직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번 점거농성에 참여한 8천여명이란 학생들의 규모를 감안할 때 과연 한총련 지도부와 일반 학생들의 고리가 향후 쉽게 차단될 수 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한총련 자체는 올 연말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될 경우 그 맥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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