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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천정부지·주가­붕괴 위기·환율­급등 추세/자금시장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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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천정부지·주가­붕괴 위기·환율­급등 추세/자금시장 흔들린다

입력
199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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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뒤엉킨 「3마리 토끼」 매듭 못풀고 속수무책/“은행신탁제도 개편 등 단견 정책이 혼란 일조” 지적자금시장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주가는 붕괴되고 있다. 달러는 고갈돼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의 그늘이 경제전반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경제의 바로미터인 자금시장에 급박한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일 한국은행 등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부진과 재고급증 등으로 지난해까지 금융권에서 여유자금을 운용하면서 이자놀이를 하던 삼성 현대등 대기업들도 자금차입을 늘리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차입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대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를 강제로 떠안기는 꺾기현상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자금상황을 반영, 3개월물 기업어음(CP)유통수익률은 이날 연 17%로 1년5개월만에 최고수준을 보였고 시중 금리지표인 회사채(3년만기 은행보증)유통수익률도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12.49%(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붕괴국면을 맞고 있다. 수출악화등으로 기업실적의 부진이 예상되는데다 금리급등으로 자금이 증시권을 빠져나가면서 증시는 무기력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수출부진으로 달러가 고갈됨에 따라 원화환율도 뛰고 있다. 기업들은 금리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난데다 환율상승으로 달러조달비용까지 늘어 이중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더구나 증시침체로 증시를 통한 직접금융조달도 여의치 않게 됐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잔뜩 꼬인 자금시장의 매듭을 풀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다. 금리를 잡기 위해 돈을 풀자니 물가가 불안하고 환율을 잡기 위해 달러를 공급(원화 흡수)하자니 금리가 오르는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수출촉진을 위해 환율상승을 유도(또는 방관)하면 물가가 불안하고 원자재 수입업체들은 아우성이다. 수출업체들은 수출업체들대로 원화환율이 860원대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의 혼란은 경기침체가 근본원인이지만 정책당국이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은행신탁제도 개편, 할부금융사 허용, 증권사 콜차입한도 부과등이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견치 못한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은행신탁제도 개편으로 그동안 자금시장의 「금리가이드라인」이던 총통화(M2)증가율이 급상승, 자금시장에 불안감을 확산시켰고, 재원이 취약한 할부금융사들을 우후죽순격으로 탄생케 해 가뜩이나 모자란 자금을 주택·자동차·전자제품할부비용으로 쓰게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할부금융사들은 재원마련을 위해 경쟁적으로 CP수익률을 올려놓아 최근 금리상승을 주도했다. 증권사들도 증시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데다 내년부터 콜차입에 제한을 받게 되자 CP발행을 앞당겨 CP수익률이 상승하는데 일조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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