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10·20대 게시판 활용 뜨거운 공방/젊은이들 주장 발산 「열린 토론장」으로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연세대 집회로 떠들썩했던 지난 한주동안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의 게시판도 이를 둘러싼 논쟁으로 뜨거웠다.
수천건에 이르는 글 중에는 기성 언론에서 보기 힘든 주장도 많아 미국등 선진국에서 인터넷이 「새로운 사회질서」를 모색하는 창구로 활용되는 것처럼 국내 PC통신이 기존 질서를 거부하려는 젊은이들의 「대항문화의 공간」임을 보여주었다.
한총련 관계자나 이에 동조하는 네티즌은 신문 방송의 보도에 대한 불만을 담은 주장과 자신의 눈으로 본 연세대 집회에 관한 보고를 올리는등 80년대의 대자보처럼 게시판을 활용했다. 「연세대 속보:17일 밤 10시38분」 「내가 본 연세대 집회」 「연세대 산소통 사건에 대한 진상」 「연세대로 오세요」 「한총련의 입장」 「한총련 공지사항」등이 그런 글들의 제목이다. 한총련은 홍보수단으로뿐 아니라 지도부와 학생들의 통신수단으로도 PC통신을 적극 이용했다.
반면 한총련에 반대하거나 중도적인 입장을 담은 글도 적지 않다. 「제발 그만합시다」 「더 큰 사고를 막기위해 나도 한마디」등 걱정어린 글과 「한총련 왜 이러나」 「한총련 전원 구속해라」 「사고치고 도망갈려고」등 한총련을 비난하는 글도 올라와 한총련의 게시판 독점을 막았다.
한총련의 사례처럼 최근들어 PC통신은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계층을 수용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주 이용자가 10대와 20대이기 때문에 기성세대와는 아주 다른 생각과 주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당수의 글은 독선과 일방적인 주장, 다른 의견에 대한 거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들만이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박형배 기자>박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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