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혹시나 했지만 북한이 김영삼 대통령의 8·15 제의를 비난한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4자회담을 수용할 경우 경제협력과 식량난 해결지원 및 관광허용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것을 비난·거부한 것은 신주처럼 내세우는 소위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이 거짓과 허구임을 또 한번 입증한 것이다.지금까지 입만 열면 평화를 강조하고 식량구걸을 하면서도 민족공존공영을 위한 실천제의를 「기만과 위협으로 일관된 장광설」 「반공대결정책의 파탄과 위기를 가리기 위한 말장난」 운운한 것은 반평화, 반통일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하기야 북한은 7·4공동성명 이후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대화에 응했고 김영삼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족우선」을 밝혔던 취임사에 대한 호의적 반응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대북제의를 거부해 왔다.
10월혁명으로 소련에서 뿌리를 내린 공산주의체제는 80여년간 시행착오와 실험끝에 소련과 동구에서 붕괴됐다. 더 이상 이념만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쿠바까지도 개방정책을 통해 발전과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이때 북한은 「해괴한 집단」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제파탄과 식량난, 홍수로 인한 국토의 황폐화 등으로 체제가 흔들리고 아사자가 생기고 탈북자가 속출하는데도 적화통일의 망상을 간직한 채 철저한 폐쇄속에 김부자 우상화작업과 국방력 강화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데에 놀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체의 나라」라는 체면을 잊고 전세계에 대해 식량구걸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북한의 모습인 것이다.
이처럼 주민들은 억압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가운데도 붉은 독재와 우상화 놀음과 적화통일을 추구하는 북한의 반민족적 작태도 한심하지만 이미 역사적으로 판정나고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북한체제와 노선을 분별없이 맹종하는 한총련 등 남한의 일부 몰지각한 대학생들의 태도는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소위 통일염원을 내세워 저들의 독재나 인권탄압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않은 채 미군 철수, 보안법 철폐 등 저들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앵무새처럼 외치고 추종하는 학생들, 더욱이 전국민이 외면하는데도 폭력으로 자기들의 통일주장을 관철하려는 행태는 실로 지탄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북한은 언제까지 대남선동 교란과 경제협력·식량지원 호소, 그리고 통일제의 등 2중·3중성의 태도를 지속할 것인가.
진정으로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고 체제안정을 원한다면 적화망상을 하루 빨리 버리고 남북직접대화와 4자회담을 수락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을 더 이상 실망시키고 배신하는 일을 중지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