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찌꺼기 먹으며 전자 방출… 오염방지 효과도/KIST 김병홍 박사팀·서경대 박두현 교수 공동전자를 방출하는 미생물을 이용한 미생물전지가 만들어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물공정부 김병홍 박사팀은 서경대 박두현 교수(생물공학과)와 공동으로 폐수의 슬러지(찌꺼기)를 먹으면서 전자를 방출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미생물전지를 시험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서울 중랑천에서 중금속 제거용 미생물을 찾던 중 우연히 전자를 방출하는 미생물 1종을 발견, 이를 이용한 미생물전지를 만들었다. IR―1으로 이름붙여진 이 미생물은 직경 1㎛의 원형으로 산소가 없는 데서 자라는 혐기성이다. IR-1은 슬러지의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수소 분자를 내뿜는다. 미생물이 수소분자에 포함된 전자를 전극에 전달,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직경 10㎝, 높이 30㎝의 원통에 폐수 200㎖를 넣고 IR―1 0.1g을 첨가, 시험용 전지를 만들었다. 전극은 양극과 음극 모두 탄소부직포를 사용, 미생물이 전자를 쉽게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이 전지의 출력은 1.3Wh, 전압은 0.4V로 전지 20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형광등 1개를 켤 수 있는 출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전력이 균일하지 못해 전기제품에 이용하기는 어렵다.
IR―1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슬러지를 분해하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미생물전지를 하수처리장에 설치하면 폐수를 정화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내달 11일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열리는 미화학회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미시건생명공학연구소와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내달중 IR―1에 대한 특허를 국내와 미국에 출원키로 했다.
미생물 전지는 아직 실용화한 적은 없으나 일본에서 올해초 시테코 시트티스라는 해조류를 이용해 0.3㎽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 실용화연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도 여러 종류의 미생물을 대상으로 실용전지의 생산을 추진중이다.
김박사는 『일본 미국에서 이용하는 미생물은 전자를 직접 생산하지 못해 유독성 액체인 전자전달물질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며 『IR―1은 폐수와 함께 섞은 뒤 전극만 꽂으면 전기가 생산돼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김박사는 또 『이 시험용 전지는 실험실 규모인 데다 출력도 적어 실용화하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며 『10년쯤 지난 뒤에는 미생물전지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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