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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메인네임

입력
1996.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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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가 23일 강당에서 개최하는 기업관련 인터넷 도메인네임 설명회는 지난달 10일 황의석씨(32)가 본사 그린넷 캠페인본부에 위탁한 도메인네임을 관련기업들에 나눠주기 위한 것이다. 설명회에서는 황씨가 기업관련 도메인네임을 등록한 경위와 이를 본사에 위탁한 배경을 설명한 뒤 간단한 실무절차를 거쳐 위임받은 도메인네임을 기업들에 분배할 예정이다.◎도메인네임 분배 어떻게/신청사 법인명 확인뒤 나눠줘/설명회 불참 기업은 대상서 제외/회사이름 같을땐 당사자 합의로

문제는 같은 이름을 여러 기업이 사용할 경우 어느 기업에 관련 도메인네임을 배분해야 하는가이다. 예를 들어 동서증권 동서식품 동서가구 등의 기업들이 동서라는 이름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어떤 회사가 「dongsuh.com」을 사용해야 하느냐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본사는 당사자들의 합의를 유도해 분배방안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다.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는 기업은 도메인네임 분배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일보사는 인터넷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경제적 편의를 돕기 위해 도메인네임을 실비만 받고 나눠줄 예정이다. 기업들이 도메인네임을 무용지물로 생각하지 않고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도록 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기업들이 분배를 신청하지 않는 도메인네임은 별도절차를 거쳐 처분할 계획이다.

이날 분배될 도메인네임은 주요 그룹명칭 42개, 기업이름 204개, 브랜드및 상품이름 135개이다. 지면에 싣지 못한 브랜드및 상품이름은 까슈 페페 레스모어 비아트 등 의류및 액세서리관련 51개와 약품이름 30개, 무쏘 산타모 씨에로 등 자동차이름 16개, 마몽드 라피네 등 화장품브랜드 15개, 크린랩 엔크린 씨티맨 탑폰 등 기타 브랜드 24개 등이다.

관련 도메인네임의 등록현황을 알아보려면 PC통신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의 한국일보 메뉴 및 뉴미디어2000 코너에서 검색할 수 있다. 본사의 인터넷신문 코리아링크(주소 http://www.korealink.co.kr)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미인터닉사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nternic.net)를 이용해도 된다. 여기서 등록서비스(Registration Service)를 선택한 뒤 등록도구(Registration tools) 항목의 Whois를 선택해 나타나는 화면 밑부분의 빈 칸에 확인하고자 하는 도메인네임을 입력하면 등록내역이 떠오른다. 이때 맨위 등록명의가 「Save-Korea Company」로 나타나는 것은 황씨가 본사에 위탁한 도메인네임이다. 도메인네임을 분배받으려면 설명회때 배부하는 도메인네임 리스트에서 관련 도메인네임을 확인해 신청하면 된다. 이때 법인인감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실비가 입금된 무통장 입금증을 제시하고 인수증에 서명날인하는 것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황의석씨 등록·본사 위임 경위/국내 재벌 이름 가기업서 등록 피해소식에 착수/“정직한 신문서 공정한 처분을…” 본사에 맡겨

황의석씨는 1∼3월 국내기업의 인터넷 도메인네임을 집중 등록했다. 아무 관련없는 기업들의 도메인네임 등록에 나선 것은 국내 굴지의 재벌인 H그룹의 도메인네임이 캐나다 기업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수소문을 통해 아무나 미인터닉사에 도메인네임을 등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일단 등록되면 상표권처럼 소유권이 인정돼 미국내에서 기업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최소한 수만달러에 도메인네임을 사고 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더욱이 H그룹이 도메인네임을 인수하려다 거액을 요구하는 상대와 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사람이 다수의 도메인네임을 등록할수 있는가』를 인터닉사에 문의했다. 『아무 문제없다』는 대답을 듣고 1월께 국내기업들의 도메인네임 등록작업에 착수했다. 황씨는 국내기업 명단을 토대로 10여일에 걸쳐 인터넷을 통해 42개그룹과 204개 기업이름의 등록작업을 마쳤다. 또 3월께 기업이름뿐 아니라 브랜드 및 주요상품명을 등록하는 외국기업들의 사례를 보고 국내기업의 유명브랜드 및 상품명 135개를 등록했다.

기업현황에 그다지 밝지 못했던 황씨가 빠뜨린 또 다른 H와 S그룹의 도메인네임은 등록작업 직후 미국기업에 넘어가고 말았다. 이 두그룹은 미국인 소유주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가격에 합의하지 못해 도메인네임을 인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씨는 도메인네임을 바탕으로 한국문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널리 알리는 문화재단을 만들 계획이었다. 햄버거로 유명한 미국의 맥도널드사가 94년 도메인네임인수대가를 자선기금에 출연한 사례를 염두에 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언론과 기업 관계자들은 황씨를 「인터넷 봉이 김선달」 「도메인네임 매점매석꾼」 등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황씨는 『외국인 변호사들은 이 도메인네임들을 자신에게 위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거액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을 마다하고 한국일보사에 위임한 것은 가장 정직한 언론사가 공익을 위해 공정하게 처분함으로써 나의 참뜻을 널리 이해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의석씨는 누구/인터넷 중요성 앞서 깨달은 「사이버 운동가」/젊은 아이디어 산실 문화재단 「집현전」도 구상

황의석씨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앞서 깨달은 「사이버 운동가」이다. 국내기업들의 도메인네임을 일괄등록해 외국인에 의한 피해를 막았을 뿐 아니라 우리의 고유문화와 지명 인명 등을 미리 등록해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에서 한국을 올바로 알리는 「문패」를 확보해 두었다. 이제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한국문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집현전」이라는 문화재단을 구상, 현실세계의 문화운동가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황씨가 등록한 한국관련 도메인네임은 김치(http://www.kimchi.com), 독도(http://www.tokdo.com), 인삼(http://www.ginseng.org)을 비롯, 태권도 평양 부산 대구 김영삼 김대중 이회창 이철 이건희 김우중 정몽구 등 다양하다. 김치 독도 인삼 태권도 등 우리의 고유문화를 도메인네임으로 등록해 외국인들이 악용하지 못하게 막고 이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김치」라는 이름을 등록했다면 한국에서는 누구도 인터넷에서 이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황씨는 보다 적극적으로 도메인네임을 활용하기 위해 독도뿐 아니라 일본이 영유권을 억지 주장하며 사용하는 「다케시마」(죽도·takeshima)도 함께 등록해 독도사이트에 연결해 놓았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케시마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독도」사이트를 거쳐야 한다. 일본이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는 정보를 올릴 수 없게 원천봉쇄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만큼은 「독도는 우리땅」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황씨는 최근 인터넷에 「500여년만에 집현전을 부활시킨다」는 취지로 집현전 홈페이지(http://www.zhz.org)를 개설해 문화재단 구상과 활동청사진 등을 밝혀 놓았다. 주요사업으로 구상하는 프로젝트는 ▲해외유출 한국문화재 반환운동 ▲정신대 등 인류의 양심에 반하는 범죄고발운동 ▲환경보호운동 ▲세계적 수준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작 등이다. 모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해 나가겠지만 일단 이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중 상당한 진척을 보인 프로젝트는 애니메이션 영화제작. 캐릭터 제작및 스토리 구성 등 기본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선진국들이 약탈한 문화재를 반환하라는 주장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그리스나 이집트 등과 음악회등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집현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운동체이다. 창설멤버로는 황씨 자신과 가수 노영심씨, 미국에서 도산 안창호재단을 운영중인 젊은 여성변호사 에리카 김씨 등을 규합할 예정이다. 집현전이 완성되면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한 이어령 전 문화체육부장관을 정신적 지주역할을 할 인사로 꼽고 있다.<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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