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마피아 등 횡행 1년반동안 사건 수백건/「조교」 등 1,000여명 활동 북 실질적 영향권중국 길림(지린)성 연변(옌볜) 조선족 자치주 연길(옌지)시의 기아자동차 기술훈련원 원장 박병현씨(54) 피살사건은 조선족과 북한국적의 「조교」가 밀집한 이 지역의 흉흉한 분위기를 뚜렷이 확인시켰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안승운 목사 납치사건, 올 1월 김영진씨(40) 피살사건, 최근 소설가 김하기씨(본명 김영·38)입북사건에 이은 것으로 연길의 우리 주재원과 관광객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던졌다.
동북 3성 취재차 연길에 간 한국인 심모씨(외국언론 서울지국장)는 18일 새벽 한국일보 북경(베이징)지국에 전화를 걸어 『연길 공기가 이상하다』며 『호텔직원들에게 금족령이 내려졌고 내가 취재하러 나가려고 하자 호텔직원과 지배인이 말렸다』고 불안한 목소리로 전해왔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범죄 2백60여건중 대부분이 연길을 중심으로 한 동북 3성에서 일어났다. 조선족이 18만여명으로 시 전체인구 30여만명의 60%에 달하는 연길은 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의 돈바람이 불어 닥치면서 전통적인 조선족 사회가 뿌리째 흔들리고 강력범죄가 횡행하는 무법지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백두산 관광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되기 때문에 지난해 50여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이곳에 들렀고 올해는 70여만명이 거쳐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마피아나 조선족 범죄자, 북한공작원 등의 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범죄의 손길은 연길공항에 내리자마자 뻗쳐 온다. 호텔로 향하는 택시에서부터 매춘 등 불법행위 알선, 강장제품 거래사기 등이 노골적으로 행해지고 유명인의 경우 조교와 북한공작원의 눈길이 따라 다닌다. 그런데도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고 보이는 간판마다 한글로 돼 있어 국내에 있는 듯 방심하다 봉변을 당하게 된다.
적어도 바닥 분위기로는 연길은 여전히 북한의 영향권이다. 「무역일꾼」, 노동당 사회문화연락부에서 파견된 식당종업원 및 택시기사, 가라오케·사우나 종업원, 또 이들과 관계를 맺고 대남 첩보·공작을 담당하는 조교등 수천명이 뿌리박고 있다. 연길시에만 조교가 1천명이 넘고 3천여대의 연길시 택시 대부분을 조선족이 운영하고 있다. 능라, 조선동흥무역, 조선무지개합작회사 등 북한계 무역회사 30여개에 3백여명의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소설가 김하기씨 입북사건 무대인 금강원을 비롯, 두만강 청진 유경식당 등 북한식당이 있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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