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표면거칠기·온도까지 파악사람이 물건을 만질 때 느끼는 촉감을 로봇손으로 재현시킨 촉각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응용 및 유공압연구그룹 박종오 박사팀은 16일 가상현실 촉각시스템의 기능을 구현,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박사팀이 1년6개월만에 개발한 이 시스템은 촉감을 측정하는 직경 2㎜, 높이 15㎜ 크기의 원통형모양 특수센서와 센서의 측정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특수센서에는 영구자석과 전자석이 들어 있어 물건과 접촉할 경우 자력으로 압력을 측정한다. 이 압력은 전기적 신호로 바뀐 뒤 컴퓨터에 전달되고 컴퓨터는 이 자료를 근거로 인간의 손이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상황을 재현해 준다.
그러나 손에 촉감을 전달하려면 손에 착용하는 데이터장갑이라는 특수장치가 필요하다. 박박사팀이 개발을 추진중인 데이터장갑이 완성되면 로봇손이 물건을 만지는 느낌이 손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외국에서 채택한 방식과 달리 특수센서를 촘촘히 배열할 수 있어 미세한 촉감도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속적인 촉감변화도 가능하다. 손으로 물건의 표면을 만지면 매끄러운가, 꺼칠꺼칠한가를 파악할 수 있듯이 이 시스템도 표면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박박사팀은 이 시스템에 온도도 느낄 수 있는 센서를 추가로 설치, 내년초에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시제품이 완성되면 오감중 시각 청각 등 2종류만 구현할 수 있었던 가상현실에 촉각을 첨가, 진정한 가상현실을 실현시키는 데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원격로봇에 이 시스템을 설치,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화면을 보며 직접 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느끼면서 각종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휴먼로봇의 인공피부를 제작하는 데도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시스템 개발과 관련, 올해초 자석의 반발력과 흡인력을 이용한 촉각 감지기법에 관한 특허를 국내와 미국에 출원했다.
박박사는 『이 촉각시스템의 개발로 가상세계에서 촉감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 가상현실 게임을 비롯, 우주 원자로내부 심해저 등에 사용하는 원격로봇에 적용, 현장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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