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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결산(불붙은 미 대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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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결산(불붙은 미 대선전)

입력
199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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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만회 계기는 마련” 평/지지율 9%P 상승속 백악관행 출정식 마쳐/감세 등 구체성 부족 클린턴과는 여전히 격차미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샌디에이고 전당대회가 밥 돌 전 상원의원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끝으로 15일 폐막됐다.

11월5일 치러질 대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는 돌 후보에게 전세 만회를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대회 종반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돌의 지지도는 9%포인트 정도 상승세를 보여 일단 그의 선거운동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돌 후보의 상대인 빌 클린턴대통령은 아직도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돌에게는 여전히 힘겨운 상대로 남아 있다.

돌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세금감면과 미국인의 가치회복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고령문제에 대해 『나이는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면돌파 작전을 구사했다.

그는 연설도중 「정직」과 「신뢰」라는 단어를 자주 구사했다. 클린턴의 약점인 도덕성 문제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또한 범죄, 도덕의 타락, 교육의 질 저하 등 「미국병」을 조목조목 나열하고 이같은 병리현상을 대부분 클린턴행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중산층 시민들의 공통 관심사인 범죄 테러 교육문제에 예상을 뛰어넘는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밥 돌 대통령」이 탄생하는 날 ▲범죄자들은 「생지옥」을 만나게 되고 ▲테러리스트들은 「지구 끝」까지 추적당할 것이며 ▲교사노조는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핵심 선거공약인 감세안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평가이다. 미국민들의 상당수가 감세조치에 따른 재정적자에도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의 감세공약은 자칫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돌 후보는 또 주요 선거쟁점의 하나인 이민문제와 관련해서도 합법이민은 환영한다는 원칙적인 입장표명에 그쳤다. 공화당이 대회 첫날 강령으로 채택한 속지주의 철폐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

미 상원의 최장수 의원을 지내면서 대통령직에 3번째 도전장을 낸 돌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백악관 입성을 위한 출정식을 마쳤다.

◎돌 이후 겨냥 벌써 대의원 접촉 등 분주/공화 차기주자들 물밑 탐색전/소장파­켐프·퀘일·파월 언론 각광/재수파­그램·포브스 재도전 유력/중량급­W.부시·휘트먼 활동 활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샌디에이고에서는 밥 돌 대통령후보 지명자 이후를 노리는 차기 주자들간의 각축전도 치열했다.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후보 지명전은 밥 돌 현후보가 패배하게 되는 경우에는 당장 11월5일 대선이 끝나자마자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돌 후보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승리를 거두게 되더라도 차기 대통령후보 지명 획득을 위한 경쟁은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리는 약 3년반 이후면 본격화한다. 돌 후보(73)의 고령을 감안할 때 그가 재선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에서 떠오른 공화당의 차기 대권후보들은 크게 3그룹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잭 켐프 부통령지명자, 댄 퀘일 전부통령,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 등 전국적인 지명도가 높은 중량급 인사들. 이들은 모두 이번 전당대회 기간중 연단에 등단해 언론의 각광을 받았다. 이 그룹에는 패트 뷰캐넌도 포함될 수 있으나 극우파인 그는 이번에 연설기회를 얻지 못했다.

둘째, 올해 예선전에 나섰던 「대권 후보 재수집단」. 필 그램 텍사스주 상원의원,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지 발행인, 라마르 알렉산더 전테네시 주지사 등이다. 셋째, 21세기 공화당을 이끌 소장파 그룹. 프레드 톰슨 테네시주 상원의원, 조지 W.부시 텍사스주지사, 크리스티 휘트먼 뉴저지주지사(여), 존 케이식 하원 예산결산위원장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대권후보감들은 대부분 이번 전당대회에 참석한 각주의 대의원단과 후원회 간부들을 위한 만찬을 다투어 주재하는가 하면 지방 언론사 간부들과의 모임에 참석하는 등 「밥 돌 이후」를 겨냥해 조용한 탐색전을 벌였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휘트먼 주지사와 함께 이번 전당대회의 공동의장직을 맡았던 조지 W.부시는 바쁜 일과속에서도 플로리다, 오하이오, 조지아, 오클라호마주 출신 대의원들과의 모임에 참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조지 W.부시와 휘트먼이 2000년 정·부통령후보로 출마하는 경우 상당한 호응을 받을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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