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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외국지도 방관만 할건가/윤태형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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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외국지도 방관만 할건가/윤태형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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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겠습니다』전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미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세계지도 CD롬 타이틀 「엔카르타 월드 아틀라스」가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땅으로, 백두산 천지를 중국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본보 14일자 3면)된 직후 나온 문화체육부 관계자의 답변이다. CD롬 타이틀로 된 외국저작물을 담당하는 주무부서가 없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기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측도 PC통신망을 관리하기 때문에 CD롬 타이틀은 관할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책」은 고작 외무부가 MS 본사에 시정을 요구하고 리콜(불량품 회수조치)권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뿐이다.

MS의 세계지도에 우리 영토 표기가 엉망으로 돼 있는 사실을 취재하면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크게 느꼈다.

MS가 미 국립지리학회 회원인 교수 12명의 자문을 받아 이 제품을 만들고 있던 3년동안, 그리고 95년말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정부쪽에서는 「그런 물건」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물론 이는 정부만이 떠맡아야 할 문제는 아니다.

일본 국민들은 1,000여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독도 등이 자기 영토임을 주장하고 관련 역사자료와 국제법 판례를 미국과 유럽에 요청하는 등 활발한 민간외교활동에 나서고 있다. 어떤 사이트에는 영문으로 『한국인들은 독도를 강제로 빼앗고 불법점령한 후 자기네 땅이라 주장한다』는 글이 실려 있다. 반면 우리쪽 독도관련 사이트는 200개도 채 안되고 내용도 부실하다.

「아틀라스」는 세계 여러 기관과 학교에서 학습·참고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잘못된 영토표시를 단순 오류로 방치한다면 훗날 독도와 천지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귀중한 근거를 또 하나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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