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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표현 이젠 더이상 감추고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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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표현 이젠 더이상 감추고 기다리지 않는다

입력
199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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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드러나야 더 아름답죠”/학부제 이후 같은과보다 동아리 커플 더 늘기도『몰래 하는 사랑이 아닙니다』

대학가에서 「C·C(Campus Couple)」로 불리는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는 더이상 은밀한 속삭임이 아니다. 자기 표현이 분명한 신세대들은 「감춰져서 더 빛이 났던」 선배들의 캠퍼스 러브 스토리를 「드러나서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쓰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캠퍼스 안에서의 대담한 애정표현. 손을 꼭 잡고 캠퍼스 이곳 저곳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헤어질 때는 남들 앞에서도 가벼운 입맞춤을 주고받는다. 요즈음 같이 무더운 여름날에는 나무그늘에 나란히 누워 낮잠을 즐기는 커플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사랑중」임을 모두에게 떳떳이 밝히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쉬쉬하며 행여나 들킬까 가슴 졸이던 구세대 C·C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든다.

이들의 사랑에 공연히 훼방을 놓는 이른바 「C·C·C·C (Campus Couple Cutting Club)」도 신세대 C·C의 솔직함에는 두 손을 들었는지 예전같지 않다.

교제 양상도 다양하다. 예전에는 남자선배가 여자후배를 「찍어」 접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여자후배가 남자선배를 「찍는」 일이 더 많다. 인기있는 남자선배는 여자후배들의 밀려드는 「점심」 요청에 용돈걱정을 해야 할 정도다. 남자후배가 여자선배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학이 학부제로 변하면서 동아리 커플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신풍속. 단위가 큰 학부보다 쫀쫀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소규모 동아리에서 사랑꽃을 피우기 더 쉽기 때문이다.

국제화 바람을 타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국제 커플도 캠퍼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자연스레 외국어와 외국문화를 익힐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커플은 일석이조를 노리는 실용파 대학생들이 선호한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결혼까지 이르는 경우는 의외로 적다고 한다.

이성친구를 구하기 위해 소개팅을 하는 것은 이미 낡은 수법. PC통신 게시판에 「구인」광고를 올려 애인을 구하는 것이 더 낫다. 채팅을 통해 「사전조율」을 마친 뒤 만나기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도 높고 시간낭비도 적다는 것. 만남의 폭이 넓은 것도 컴퓨터 사랑의 큰 장점이다.

우성국씨(20·고려대 산업공학 2)는 『굳이 연애한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가 있느냐』면서 『애정표현이 대담해진 것은 요즘 젊은이들이 적극적이고 솔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경화·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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