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장용근 교수팀 공정 개발/화학적 방법보다 비용 싸고 고효율한국과학기술원(KAIST) 장용근 교수(화공과)팀은 16일 유황을 먹고사는 미생물로 원유나 벙커C유의 황성분을 제거하는 생물학적 탈황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정유공장 주변 토양에서 질소를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호기성 미생물을 발견, 돌연변이과정을 거쳐 황을 먹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K라고 이름붙인 이 미생물을 3일동안 원유에 집어넣은 결과 황성분이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15일 이상 처리하면 황성분이 0.003%까지 줄어들었다. 이 미생물은 증식하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효소로 황성분을 분해한다. 원유는 보통 3∼4%의 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연소과정에서 공기로 배출돼 산성비와 스모그 등 대기오염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제까지 원유를 섭씨 250∼360도의 고온으로 가열하고 대기압의 170배에 달하는 압력용기 안에서 수소와 반응시켜 황을 제거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적 처리방법은 공정이 복잡하고 황성분을 0.1% 이하로는 제거하지 못했다. 또 황성분중 독성이 강한 디벤조티오펜(DBT)이라는 물질은 이 공정으로 없애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발견한 미생물은 DBT를 포함한 모든 황성분을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황 이외의 다른 성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 원유의 발열량은 변하지 않았다. 공정을 거친 뒤에는 미생물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배출구로 뽑아내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92년부터 미생물을 이용해 황을 제거하고 있지만 국내 연구팀이 발견한 이 미생물은 외국종보다 황의 제거효율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9월께 이 미생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장교수는 『이제까지 미국에서 탈황미생물에 대한 기술이전을 꺼려 국내에서는 원유의 생물학적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생물학적 탈황공정은 화학적 공정에 비해 건설비는 50%, 조업유지비는 20%밖에 들지 않을 뿐 아니라 효율도 좋아 환경보존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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