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를 노릴 때만은 정의를 범해도 용서를 받을 수 있다」. 줄리어스 시저가 평소 자주 입에 올린 말이다. 쿠데타를 꿈꾸었을 그의 속마음을 내비친 말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의 원조격이라고 할만하다. 키케로가 라틴어로 번역한 것이 오늘에 전한다. ◆군사령관으로서 많은 공을 쌓은 시저는 그만큼 정적도 많았다. 그는 자신이 평소 군대에 둘러싸여 있지 않았더라면 벌써 정적들에 의해 제거됐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군대해산 결정으로 궁지에 몰린 그는 기원전 49년 1월10일밤 군대를 이끌고 운명의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그의 자만에 찬 외침처럼 정적등과의 싸움에서 연전연승한다. 쿠데타의 성공으로 권력의 정점에 올랐던 그도 기원전 44년 3월15일 신뢰했던 브루투스 등 60여명에게 피살된다. 「성공한 쿠데타」도 역사의 바른 흐름을 막을 수 없었는지 말로는 이처럼 덧없었다. ◆검찰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공소권이 없다고 결정했다가 대통령의 특별법제정 결정으로 법의 심판대에 선 5·18사건 등의 피고인들에 대한 1심선고공판이 19일에서 다시 26일로 연기됐다. 지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선 피고인들에게 최고 사형에서 징역 10년까지의 중형이 구형돼 있다. ◆담당 재판장은 연기이유에 대해 「사건이 방대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대목들이 많아서」라고 밝혔다. 방대한 것이야 애초부터 다 알던 얘기다. 보다 「과거청산」 「역사 바로세우기」를 무색케 한 대형비리 특사가 있은 바로 직후 연기발표가 나온 것에 더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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