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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과 공권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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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과 공권력(사설)

입력
1996.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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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북한학생들과 공동으로 개최한다면서 연세대캠퍼스를 점거한 채 연 나흘간 폭력시위를 벌이다가 폐막, 해산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산하 대학생들이 그동안 경찰과 일진일퇴하는 사태의 시말을 지켜본 국민들은 「나라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하는 난감함에 사로잡히게 된다.이러한 국민들의 느낌은 한총련 대학생들의 친북 반미 반정부적인 논리와 주장 그리고 이적행위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들이 이런 불안심리에 사로잡혀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어쩌다가 이 나라의 공권력이 한총련학생들의 폭력시위도 제압하지 못할 정도로 깔보이게 됐느냐는 것이 첫째다.

두번째는 한총련 주동자는 물론이고 배후세력까지 척결하겠다고 3부장관이 강력한 대응의지를 천명하고 나선 바로 다음날 경찰이 단행한 시위학생해산작전이 불과 2시간도 못돼 학생들이 재집결, 시위를 계속할 정도로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저지속에서도 보란듯이 폐막식까지 하고 해산할 정도였다면 정부의 원천봉쇄방침은 말에 그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보다도 더 근본적인 위기요인은 정부의 강력대응의지나 경찰의 본격적인 시위해산작전 등 공권력의 어떤 행동도 이제는 시위학생들이 전혀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로 권위와 힘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강경대응조치가 먹혀들어가 효력을 발휘하자면 국가의 공권력이 위엄을 잃지 않고 권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공권력은 민주화 과정에서 체면과 권위를 잃을대로 잃어 무기력해져 버렸다. 운동권학생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범죄꾼들마저 두려워하지 않을만큼 위엄도 없고 힘도 없어진 허상이 드러났다.

그래서 시위학생들은 돌팔매와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앞세우고 겁없이 공권력을 약올리고 능멸하며 유린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일삼기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한총련의 폭력시위를 뿌리뽑는 일은 경찰 등 공권력에만 맡겨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권위와 힘을 잃은 공권력에 용기와 힘을 실어 주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자면 사회단체나 국민들 개개인이라도 나서 시위학생들을 나무라고 꾸짖고 시위해산에 적극 나서는 용기있는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통일대축전이 끝났다고 해서 한총련의 친북 반정부노선과 폭력시위가 끝났다고 봐서는 안된다. 한총련은 더욱 기고만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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