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연기력 바탕 왕성한 활동 기대연극계에 러시아 유학파의 물결이 들이닥치고 있다. 그동안의 해외유학파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이론전공자들이었던 것과 달리 러시아유학파는 연기를 기본으로 삼는 실기중심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특히 체험을 바탕으로 무대위에 리얼리즘을 재연하는, 연기술의 교과서격인 스타니슬라브스키시스템과 그 교육법을 체계적으로 전수받은 이들이어서 과학적 연기이론이 미약한 국내 연극계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6월 졸업하고 지난달에서 이달 초 사이 귀국한 3명의 러시아 연기석사(MFA) 1호는 말리극장 부속대학인 국립쉐프킨대 출신의 여무영(48) 이항나(26) 전훈(31). 쉐프킨대학은 와크당코프극장 부설 슈킨대학, 마이코프스키극장 부설 기치스대학, 모스크바예술극장 부설 므하트대학과 함께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연극대학이며 이학교들에 유학중인 한국학생은 50여명에 이른다.
91년에 가장 먼저 쉐프킨에 자리를 잡은 여무영은 40대에 뒤늦게 유학을 결행했다. 동랑레퍼토리 배우 출신인 그는 『배우들의 수준향상이 연극계에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동숭아트센터에서 20여일간 워크숍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는데 단국대 서울예전 등에서 출강제의를 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국립극단에서 워크숍을 열고 있는 이항나는 올 11월 국립극단의 세계명작무대 시리즈로 공연할 러시아의 국민작가 아스트로프스키 작 「혼수 없는 여자」(가제)의 번역과 조연출을 맡는다. 그는 또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연우무대의 「날 보러 와요」(9월24일∼10월2일 정동극장)에도 출연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연출 전공을 지망했지만 배우로서 자기발견을 할 수 있었던 게 유학의 성과』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픈 의욕을 비쳤다.
전훈은 가을께 동국대 연극영화과동문회가 주최하는 동국대 개교 90주년 기념공연으로 고리키 작 「밑바닥에서」를 번안, 연출할 예정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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