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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권력 “물밑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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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권력 “물밑 파동”

입력
199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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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장교 122명 처형」 등 쿠데타 기도설 잇달아/도전세력 미약·경제회복 기미로 깜짝붕괴 않을듯철옹성같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최근들어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중앙정보국(CIA)도 후세인 대통령이 차츰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라크는 90년 걸프전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 그동안 후세인의 강권통치하에서 별다른 정치적 동요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지난해 8월 후세인의 사위와 딸들이 전격적으로 요르단에 망명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이 사건이 그런대로 무마되면서 후세인정권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라크 반정부단체인 「이라크민족화해(INA)」가 13일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쿠데타 모의혐의로 1일부터 3일 사이 이라크군 고위 장교 122명이 처형됐다고 밝힘으로써 현재 이라크내에서 모종의 사태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NA는 이란·이라크전의 영웅 압델 모트레크 알-주부리 장군 등이 지난달 이라크군내 반정부 세력에 대한 일제단속에서 검거돼 처형됐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도 이와 비슷한 쿠데타기도가 적발됐다는 보도가 수차례 있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CIA는 최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후세인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의 징후는 없으나 (후세인 정권내에서) 변화가 갑작스럽고 폭력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했었다.

미국방정보국(DIA)과 국무부도 CIA와 같은 견해를 보이면서 후세인의 정국장악력이 약화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반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관련, 후세인은 8일 이란과의 전쟁 9주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연설을 통해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해외에 재산을 빼돌린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라크내에 조직적인 반체제세력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후세인에 반대하는 장교층 등 불만세력이 어느 정도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특히 집권세력중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티파 출신 인사들의 권력 독점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후세인에게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후세인은 그러나 강력한 정보기관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정적들을 제압해 왔기 때문에 도전세력이 감히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유엔과의 협상에서 석유수출을 일부 재개키로 합의, 이라크의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될 가능성도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권력누수 현상은 있을지라도 후세인 정권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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