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국수 지정 국민응원가 추진/통일 지향 국가상징 재정립 노력최창규 전 독립기념관장(59)이 지난 5월 총무처장관 자문기구로 발족한 국가상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한말의 대유학자이자 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 선생의 현손으로 독립기념관장에 이어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등 국가상징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선양하는 일을 맡은 최위원장은 『분단으로 빚어진 불완전한 광복의 반세기역사를 극복하고 통일을 전제로 한 「제2 광복」의 길로 나서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51주년이 되는 올해는 제2 광복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제로부터의 광복은 남이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한민족이 싸워서 되찾은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민족사를 일궈간다는 자세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애국선열과 조상의 숭고한 정신을 존경하고 받들 때 제2 광복은 완성된다』고 말했다. 국토와 민족은 둘로 나뉘어졌지만 국민 모두가 하나된 민족, 하나된 국가를 지향하는 통일의식을 갖고 살아갈 때 제2 광복인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위원장은 이번 광복절을 통해 국가상징자문위원회의 존재와 역할을 선보인다. 광복절기념식의 경축음악으로 종전의 서양음악 대신 우리 정서가 살아 숨쉬는 국악을 활용하고 매년 광복절에 국가상징을 소재로 한 축시를 지어 낭독하기로 했다. 민족정기 회복과 국가정체성 확립의 차원에서 평소 이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는 최위원장은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등이 민족사에서 갖는 위상과 의미를 연구하고 제정유래 조사 및 관련자료·문헌발굴에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상징의 생활화 일환으로 태극기 무궁화 등을 소재로 한 도안과 문양을 개발, 생활용품과 문화상품에 실용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조와 국수등 국가상징의 추가지정과 국민적 응원가제정 문제를 검토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토대로 국사상징의 의미를 조명하는 자료집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태극기를 제외하고 법적 준거가 없는 애국가등 국가상징의 법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최위원장은 국가상징이 국가관과 통일의식을 심어주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 35년동안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앞세워 독립운동을 벌였다. 몸으로서의 국가는 사라졌지만 태극기와 애국가로 상징되는 혼으로서의 국가는 이념을 초월, 민중의 의식 속에 살아 숨쉬고 있었기에 광복이 가능했던 것이다. 좌우익의 이념적 갈등은 있었지만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라는 국가상징은 하나였다.
최위원장은 『불행히도 광복과 함께 분단되면서 국가상징도 남과 북이 달리하게 됐다』며 『통일시대를 대비한 국가상징의 재정립이야말로 제2 광복의 초석을 놓는 일이자 북녘땅 2천만동포를 끌어안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가 왜 우리 민족의 국기이고 국가이며 국화인지를 북녘동포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민족사의 시각에서 국가상징의 위상을 정립하는 작업에 힘을 쏟겠다는 다짐이다.
최위원장은 태극기와 애국가가 국경일이나 행사때만의 의식용이 아니라 1년 3백65일 살아있는 표상으로 정착되도록 국가상징을 선양하고 생활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국경일이나 기념일도 국민 중심으로 치러져야 살아있는 행사가 될 수 있다. 3·1절이나 광복절등 국경일에 지역마다 그 고장에서 전개된 3·1운동이나 독립운동의 특성을 살려 지역주민 중심의 행사로 가꿔나갈 경우 국가상징의 생활화는 실현될 수 있다.
『국가상징의 확립은 문민정부의 세계화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세계화는 한민족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중심국가가 되려면 문화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지구상의 1백80여 국가 가운데 5천년 독립국가로서의 역사를 확보한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다. 민족사의 유산을 올바로 가꿔나갈 때 우리는 세계의 중심국가로 설 수 있을 것이며 세계화는 자동적으로 달성된다』
최위원장은 『세계화와 역사 바로세우기도 애국심이 바탕이 돼야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는다. 국가상징을 생활화할 때 애국심은 저절로 우러나온다』고 말했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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