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우리가족은 미국에서 온 친지 두 가족을 맞아 바빴다. 바쁘기는 했지만 가슴뿌듯했다.두 가정은 여름방학을 맞아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사내아이들에게 조국을 가르치기 위해 일주일 일정으로 각각 서울에 왔다. 함께 온 자녀들은 고궁, 민속촌, 예술의전당, 대학캠퍼스 등을 둘러보고는 어깨를 으쓱해하더라는 게 안내했던 내 아내의 얘기다.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부모들의 남다른 배려로 틈틈이 한국인학교에서 우리말과 역사를 따로 배워 더욱 관심이 깊었던게 아닌가 싶다.
해외에 사는 동포 후세들에게 우리말과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뿌리를 확인시켜주는 것 외에도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줌으로써 한민족으로 결속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유태인들은 이 뚜렷한 정체성으로 해외에서도 영향력있는 민족집단으로 발돋움했다. 미국에 이민와 가장 성공한 유태인들의 이면에는 뛰어난 두뇌와 근검한 생활외에 끈끈한 동포애가 있다. 미국에는 대부분의 도시에 유태인연합회가 결성돼 있다고 한다. 유태인들은 이사를 하면 반드시 지역유태인연합회에 신고하는게 관례다. 연합회는 유태인 전입자에게 지역사정은 물론 원하는 경우 일자리까지 알선해 준다. 배타주의에 가까운 이같은 전통으로 유태인들은 아무리 낯선 지역에 옮겨살더라도 남보다 빨리 정착한다는 것이다.
마침 오늘은 51주년 광복절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되새겨보는 날이다. 우리나라도 해외동포가 500만명을 헤아리게 됐다. 이민사가 깊어가면서 이들의 지위도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동포 청소년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줄 교육기관이 부족한 것 같다. 교육부 산하 국제교육진흥원과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전부다.
방학동안 노는 학교시설에 임시국제학교를 많이 개설, 더많은 해외동포 청소년들이 조국을 배울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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