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돌 후보 외동딸 로빈/60년 6세때 돌 선거운동 지원 경험/“다정한 아버지” 인간적면 부각 노력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조지 부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과 당중진의원 등 정치 거물이 즐비하게 연사로 나선다. 그러나 미국민들의 호기심은 지극히 평범한 40대 여성연사에 쏠리고 있다.
밥 돌 후보의 「알려지지 않은」 외동딸 로빈 돌(41). 돌과 전처 필리스 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로빈은 그동안 어머니와 함께 지내와 언론의 관심 밖에 있었다.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아들딸을 동원하는 것이 좋다는 전략에도 불구하고 둘째부인 엘리자베스와의 사이에 자식이 없는 돌후보의 개인적 사정이 전처와의 사이에 난 유일한 혈육인 로빈을 선거판으로 떠밀었다.
로빈의 아버지 선거운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0년 돌이 첫 의회선거에 출마했을 때 6세 유치원생이던 그는 『나는 아빠를 지지해요―당신도 그래요?』라는 문구를 아로새긴 치마를 입고 청중사이를 누볐었다.
그래도 35년만에 다시 아버지의 선거운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 『처음 제안을 받고 수락해야 할지가 대단히 혼란스러웠다』는 로빈은 그러나 고민끝에 『대사를 앞둔 아버지를 돕기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고민의 이유는 자명했다. 돌과 이혼한 뒤 둘째 남편과 사별하고 세번째 결혼을 해야 했던 어머니 필리스의 존재가 뇌리에 아프게 자리잡은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그립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로빈은 『함께 했던 시간이 있어야 그리움도 생기는 법이다. 어린시절 1년에 겨우 대여섯번 함께 식사하는 정도인 아버지를 어떻게 그리워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래도 돌은 로빈에게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였다. 10대 소녀인 로빈을 데리고 유럽여행을 갔고 비틀스공연 때는 직접 영국대사관에 전화해 표를 구해주려 애쓰기도 했다. 불혹의 나이에 전당대회에서 로빈이 전하려는 것도 바로 사춘기 때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따스했던 사랑이다.
아직 독신인 그는 지난해까지 로비회사 「21세기」에서 기획을 담당했으나 올 대선 뒤에는 결손가정을 위한 전문 상담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부모의 이혼을 겪은 자신과 비슷한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일념 때문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기조연설 공화당 샛별 몰리나리/최연소 하원의원 당선 맹렬여성/발랄한 말솜씨로 당에 생기넣어
「정치 올림픽」으로 불리는 미 전당대회는 많은 스타를 낳는다. 물론 정·부통령 후보지명자가 주인공이지만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샛별」도 전당대회를 통해 빛을 발한다.
12일 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을 맡은 수전 몰리나리(38)도 그런 스타중의 하나다. 5월10일 첫 딸을 낳은 그는 아직 부기가 덜 가신 얼굴이지만 TV시대에 어울리는 깔끔한 외모와 재기발랄한 말솜씨로 21세기 미공화당을 이끌어 갈 신성임을 이내 각인시킨다.
밥 돌(73)이 기조연설자로 그를 내세운 이유는 크게 보아 두가지다. 우선은 자신의 자연연령과 관련, 당주변에 흐르는 무기력증을 떨치기 위해서는 몰리나리같은 「신선한 공기」의 주입이 절실했다. 또 몰리나리의 독특한 색깔로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들인다는 고려도 작용했다. 그는 당의 정강정책과는 대조적으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는 진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같은 여성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뉴욕주립대 언론학 박사출신인 그는 최근 『20년 전 대마초를 피워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가 당내에서 논란이 되자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언론은 늘 따스한 「보호와 관심」을 그에게 기울이고 있다. 그에게 쏠린 언론의 관심은 전당대회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몰리나리는 한동안 나돌던 주지사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에게 쏠린 당내의 기대나 언론과 주변의 호의적 태도 등으로 보아 최소한 상원으로의 진출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90년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3선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94년 3월 뉴욕주 하원의원 밸 팩스턴과 결혼, 부부의원의 길을 걷고 있다.<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상석" 특파원>샌디에이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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