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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서관 인터넷 바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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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서관 인터넷 바람 확산

입력
1996.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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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000개 공공도서관 작년 44.6% 연결 급증 추세/소수민족·빈민에 정보 혜택 「라이브러리 온라인」 도입미국의 도서관에 인터넷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공공 및 각급 학교도서관들이 도서목록을 온라인화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도서관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톰소여의 모험」 등 동화를 읽을 수 있게 해놓았다. 의회도서관의 장서들을 CD롬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중이고 온라인망을 통해 책을 출판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책을 산더미처럼 진열해 놓고 지식과 정보의 창고 역할을 해온 도서관이 컴퓨터 온라인이 창출한 정보고속도로 시대를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 공공도서관은 올초 12대의 펜티엄급 컴퓨터를 플랫부시지점에 설치했다. 번화한 맨해튼과 달리 브루클린은 흑인과 히스패닉등 저소득층의 소수민족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 도서관은 컴퓨터를 설치하면서 미국 도서관협회(ALA)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동으로 만든 「라이브러리 온라인」이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정보부족에 허덕이는 소수민족에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도서관 1층에 자리잡은 전자열람실에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사서들은 기다리는 사람의 수를 보아가며 30분 단위로 컴퓨터 열람자를 대체시킨다. 도서관 문을 열기 한시간전에 컴퓨터 열람자들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전자열람실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전에 한번도 와보지 않았던 10대들이 컴퓨터를 들여놓은후 이 곳을 찾고 있다고 도서관측은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 숙제를 풀기 위해, 혹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열심히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 사업 정보를 찾기 위해 중소기업 웹사이트를 뒤지는 30대도 눈에 띈다. 이 전자열람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워드프로세서 기능은 물론 게임, 사전, 비즈니스 가이드, 구인및 구직 등 20여 가지나 된다.

2층 강당에서는 온라인 도서실에 접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의가 열렸다. 가족들이 함께 와 강의를 듣는 모습도 보였다. 도서관측은 일단 영어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소수민족을 위해 곧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개관한 4월1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자열람실을 찾아온 사람은 모두 7,916명으로 하루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12대의 컴퓨터에 몰린 셈이다.

미 도서관협회가 개설한 「라이브러리 온라인」은 미국에서 처음 시도하고 있는 인터넷 도서관이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도서관은 이곳 외에도 시애틀 공공도서관, 미시시피 도서관, 사우스 다코타 주립도서관, 볼티모어 카운티 도서관등 9곳이나 된다. 각 도서관은 지역주민과 학생, 중소기업자들에게 정보의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마티네스 미 도서관협회 관리이사는 『이 프로그램 개발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만 향유하던 첨단 기술의 혜택을 일반인도 누릴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피트 히긴스 마이크로소프트사 부회장은 『젊은이와 늙은이, 농촌 사람과 도시인 모두가 지구촌 정보사회에 접근함으로써 평생 교육과 사업, 삶의 즐거움을 누릴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도서관들이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향은 최근들어 부쩍 눈에 띈다. 미국 도서관 정보과학 위원회(NCLIS)의 조사에 따르면 94년 전국 9,000개의 공공도서관 가운데 인터넷을 연결한 도서관의 비율이 13%에 불과했으나 95년엔 44.6%로 급증했다. 미 도서관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형 공공도서관 468개 중 90% 이상이 CD롬을 채택하고 있으며 가정이나 회사에서 컴퓨터를 두드려 무슨책이 있는지 알수 있도록 도서목록을 전산화했다.

학교도서관에도 인터넷 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뉴저지주 모리스 카운티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은 학교도서관의 인터넷을 이용해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거주지에 관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컴퓨터 통신으로 영국의 동물학자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캔자스주 스탠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숙제를 하기 위해 도서관의 장서를 뒤질 필요가 없게 됐다. 학생들은 도서관의 컴퓨터로 인터넷에 들어가 사전을 찾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으로 숙제를 대신한다.

그러나 도서관의 인터넷 개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월 26일 뉴욕 맨해튼의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열린 세계 도서관연찬회에서 아프리카 아시아등 제3세계국가대표들은 『도서관의 인터넷화가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또 전자도서관이 독자에게 컴퓨터화면을 통해 차가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쇄매체가 제공하는 따뜻한 감성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도서관 추세/CD 롬 작성 등 서적 비디오화 가속/행정서비스 인터넷 통해 제공 전망

지식과 정보의 창고인 도서관은 21세기에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샌프란시스코 시립도서관 사서인 켄 돌린씨는 2005년이면 미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이 인터넷과 E메일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9,000개나 되는 공공도서관이 모두 인터넷에 접근하게 되면 행정서비스도 도서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서적의 비디오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예컨대 바티칸 성당의 천장그림을 보기 위해 도서관의 관련 서적을 뒤지기 보다는 CD롬을 찾아 컴퓨터 화면으로 찾는 게 훨씬 편리하다. 스탠퍼드대 전자도서관 연구팀은 미래엔 도서관의 서적들이 3차원 공간으로 구성된 비디오 기억장치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서적과 서류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의회도서관은 일단 2000년까지 500만권의 서류를 CD롬 등에 기억시킬 계획이다. 1억800만권에 이르는 의회도서관의 서적과 서류를 전부 CD롬에 기억시키려면 예산보조 여부에 따라 20∼50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도서관학자들은 앞으로 모든 정보가 온라인으로 제공돼 서적이 완전히 사라지더라도 도서관은 토론과 사교의 장소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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