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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차관급 인사 발탁 배경

입력
1996.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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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중시」 원칙속 자리배치는 “예상밖”/김용진 실장 “금융실명제 주역” 타 후보군 제쳐/임창렬 차관­당초 행조실장 거론서 해양부 낙점/이부식 차관­해항청장 전력이 걸림돌 과기처로8·8개각에 뒤이은 13일의 차관급 인사 역시 일단은 의외성이 앞선다. 그동안 꾸준히 하마평을 받았던 인물들이 당초 예상된 자리가 아닌 의외의 자리로 옮겨갔는가 하면, 전혀 물망에 오르지 못했던 인사가 요직에 발탁됐다. 그렇지만 유경험자를 우선 중용함으로써 「차관=실무중시」라는 큰 원칙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수석차관인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에는 당초 임창렬 과학기술처·이기호 보건복지부·유상열 건설교통부차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후보군에 올랐다. 그러나 하마평 대상자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김용진 은행감독원장에게 자리가 돌아갔다. 김실장의 발탁배경은 그가 금융실명제의 실질주역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김실장은 재무부 세제실장 시절 금융실명제 추진단장으로서 큰 공을 세웠다. 그럼에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돼 재정경제원이 출범할 때 재무차관을 끝으로 관직을 떠났다. 한번 관계를 맺으면 끝까지 뒤를 보살핀다는 김대통령의 용인술에 비추어 볼때 이점이 김영삼대통령에게는 큰 짐으로 남았을 터이고, 이번 중용은 그 빚갚음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는 또 김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자신의 최대 역작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민자당 전문위원을 거쳤다는 점에서 원활한 당정협조를 위한 배려가 엿보이기도 한다. 행시4회로 차관중 최고참이라는 점도 차관회의 의장직 발탁배경이 됐음직 하다.

김석우 통일원차관은 전임 송영대 차관이 문민정부출범시부터 자리를 지켜온 최장수 차관인데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자리를 물려받은 경우이다.

의전수석으로 오랫동안 김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기도 했던 김차관은 4·11총선에서 지역구(고양·일산) 출마를 희망했으나 사정이 여의치않아 친정인 외무부로 어정쩡하게 복귀한 것이 오히려 이번 인사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일본참사관을 지내면서 당시 야당인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김대통령을 일본에서 한번 「모셨던」것이 인연이 돼 의전비서관에 발탁됐는데 외무부 고시동료들을 생각해서인지 차관급 대우를 사양한 채 2년여간 1급으로 남아있었을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통일관련 저서를 낼 정도로 통일외교에 대한 나름의 식견과 아이디어도 있다는 평이다.

임창렬 해양수산부차관은 당초 강력한 행조실장 후보였다. 서울 상대 3년 후배인 구본영 전 대통령경제수석이 8·8개각으로 과기처장관이 되면서 과기처차관자리를 떠야할 처지이기도 했다. 신설 해양수산부는 해운과 수산이 상충할 개연성이 높아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인사가 필요했다. 두 집단을 융화·단결시킬 시어머니 역할은 결국 차관 몫인데, 온화한 성격의 림차관이 적격이었다는 평이다.

이부식 과기처차관은 해운행정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전했다. 당초 초대 해양수산부차관 0순위로 거론됐으나 해운항만청장이라는 직책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수산분야를 아우르기에는 아무래도 생래적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김홍대 법제처차장은 전임 박송규 차장이 2년8개월의 「임기」를 채운데 따른 자동승진 케이스이고, 김윤주 비상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임자의 건강이상으로 교체된 경우로 알려지고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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