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어민 반대로 해체 장소 못구해구 소련 극동함대의 주력 항공모함으로 기세가 등등했던 민스크호(2만7천톤급)가 해체장소를 구하지 못해 16개월째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동서 냉전시절 미국의 엔터프라이즈호 등과 자웅을 겨루며 한반도 주변 안보를 위협했던 민스크호가 고철로 분해되기 위해 우리 영해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4월. 당시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이 항공모함의 첨단장비 재사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만큼 민스크호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민스크호는 동해 진입후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한 어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닻을 내리지 못하고 포항 마산 등 동·남해 일대를 떠돌아 다녀야 했다. 민스크호를 수입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주)영유통측이 지난해 11월 경남 고성군으로부터 가까스로 허가를 얻고 나서야 민스크호는 올해 2월10일까지 80여일간 이곳에 정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의 집살이가 대개 그렇듯이 민스크호는 계약기간 만료후 또다시 정처없는 유랑길에 나섰다.
결국 국방부와 해군 등이 임시 정박을 허가, 민스크호는 현재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작전 해역내에서 6개월째 지친 몸을 쉬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 역시 심해 언젠가 쫓겨 나야 할 판이다.
영유통측은 『그동안 예인비용, 공유수면 점용비용 등에 많은 돈이 소요됐다』며 『해체도 못하면서 무한정 비용만 소모할 수 없어 민스크호를 관광선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1월 수입된 러시아 항공모함 노보로스키호(2만7천톤급)는 2월 포항 해군기지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돼 현재 5%의 작업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진해=이건우 기자>진해=이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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