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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노반 비만오면 “와르르”(부실 충격… SOC 현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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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노반 비만오면 “와르르”(부실 충격… SOC 현장:3)

입력
1996.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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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모자라고 끊어진채 방치 예사/재시공도 눈가림 “천재탓” 돌리기도부실은 모든 SOC공사현장에서 예외없이 그 흔적이 나타나고 있었다.

서해안고속도로 안산―안중 6공구의 경우 고속도로위를 횡단하는 고가교의 상판측면부분이 손으로 힘주어 만져도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올 정도로 시공상태가 엉망이었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거푸집을 제대로 짜지 않아 콘크리트 덩어리가 거푸집 밖으로 흘러나와 있고 손으로 당기자 직경 20㎝ 가량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쉽게 부서져 내린다.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연륙교공사 1공구에서는 교각사이 옹벽 기둥일부가 철근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영종도와 인천을 잇는 연륙교구간 논골교는 교각사이 옹벽 기초부분에 시공된 기둥중 1개가 12개의 수직철근이 사용된 나머지 3개 기둥과는 달리 11개만으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관계자는 시공중 실수로 철근 한개가 떨어져 나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서해안고속도로 대부분 구간에서는 흙을 쌓아 만들어 놓은 노면하부 경사면과 산을 자른 절개지의 경사가 너무 급해 매년 장마때마다 흙이 무너져 내려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용지매입비용을 줄이기 위해 절개지나 노반 경사면의 경사도를 70도수준에 가깝게 시공했기 때문이다.

서해안고속도로 5공구에서는 경사면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마름모형 고무벨트로 경사면을 시공했으나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고무벨트가 누더기처럼 찢겨져 있었다. 또 붕괴방지를 위해 15m높이 절개지 둔덕위에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배수로가 붕괴돼 흙이 도로위에 까지 쏟아져 내려와 있었다. 보수작업중인 인부들은 『매년 장마때마다 무너져 재시공하지만 비만 오면 다시 무너져내려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6공구에서도 10m 높이의 도로지반이 무너져 배수로 밑부분 토사가 씻겨내려가 배수로가 공중에 떠있고 주변 콘크리트마저 떨어져 나가 있다. 그러나 5공구 공사감독은 『붕괴방지시설을 했는 데도 무너지는 것은 어쩔 수없는 천재지변』이라고 말했다.

철근이 심하게 부식된 상태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사례도 도처에서 발견됐다. 서해안 고속도로 1공구에서는 철근의 녹이 손에 벌겋게 묻어나올 정도로 부식이 심각한 상태에서 그대로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있었으며 인근 공구에서도 녹방지용 포장이나 녹제거작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고속철도현장에서도 곳곳에 교각철근이 녹이 슨 채 방치돼 있으나 공사책임자는 철근부식 허용기준도 마련해 놓지 않고 있었다.

도로공사 현장관계자는 『녹슨 철근을 어떻게 모두닦아내느냐』며 『콘크리트를 치고나면 더이상 녹이 슬지않을 뿐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나 접합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대답해 극도의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철근시공이 엉망인 곳도 한두군데가 아니다. 서해안고속도로 1공구 수인산업도로와 만나는 벌터삼거리 교차교량의 경우 교각위에 설치하는 대형철골구조물의 볼트가 심하게 휘어지거나 떨어져나가 있었고 상판내부 철근이 잘린 채 밖으로 비어져나와 있다.

같은 공사현장의 교량콘크리트 구조물(교대)에서 콘크리트안에 박힌 철근이 손으로도 흔들거릴 정도로 허술하게 시공돼 철근과 콘크리트 접합부분에 구멍이 생기고 빗물이 들어차 있었다. 또 교각상판하단 콘크리트도 4∼5곳이나 두께 20㎝, 길이40㎝ 크기로 떨어져나가 있는 등 곳곳에서 부실이 확인됐다.

서해안고속도로 1공구 교량이음새 부분은 철근이 끊어지거나 심하게 휘어진채 방치돼 있어 그대로 콘코리트를 시공할 경우 이음새부분 콘크리트가 떨어져나가거나 접합부전체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토목전문가들은 『이음새부분은 차량충격이 많아 고강도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철근도 견고하게 시공해야 한다』며 『개통후 차량통행이 늘어나면 이음새부분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공항 연륙교 공사장에서는 교량안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상기초파일 콘크리트 타설작업에 전문가가 아닌 작업인부를 동원, 콘크리트타설현황을 점검토록 하고 있다. 토목전문가들은 『해상콘크리트타설시에는 바닷물이나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콘크리트타설관의 깊이를 현장감독이 정밀하게 측정하면서 작업해야 한다』며 『불순물이 섞이면 파일강도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겨 재시공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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