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공동대표 이효재 윤정옥 성봉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18일까지 일본서 순회강연을 갖고 있다.지난 달 13일 도쿄(동경)에서 시작된 이 강연회는 12일 현재 28개 지역에서 열렸으며 앞으로 18일까지 모두 32군데서 계속된다. 이 순회강연회는 정대협 실행위원들의 강연과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진행된다. 증언자로는 김은례(71) 정서운(74) 이용수(70) 김순덕(75) 김윤심씨(67) 등이 참석한다. 정씨는 『우리가 돈만을 받기위해 생각만해도 온몸이 떨리고 꿈마다 나타나는 그 악몽 같은 과거를 얘기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며 당연한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정부의 모욕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이 강연회는 도쿄집회에 400여명이, 다른 지역 집회에도 1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일본내 반응도 꾸준한 편이다.
이번 순회강연은 일본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데도 목적이 있지만 무엇보다 광복절을 전후하여 일본정부가 감행하려는 민간기금 지급을 저지하려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95년 북경(베이징)여성대회가 명백한 전쟁범죄로 규정했으며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52차 UN인권위원회 역시 일본정부에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였음을 인정하고 자료공개와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의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권고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민간기금을 조성, 이에 따른 200만엔씩의 위로금 지급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인내 양심적인 인사들의 활동도 있다. 바로 이 순회강연회 자체가 일본인들의 전쟁책임을 반성하자는 「일본전쟁책임자료센터」와 정대협 공동주최로 열리고 있으며 지난 6월13일에는 일본 참의원 26명이 「전시 성적 피해자 문제 소위원회 설치안」을 일본국회에 상정하기도 했다.
윤미향 정대협 총무는 『일본에도 양심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힘을 얻은 것도 순회강연의 큰 수확』이라며 『특히 위안부로 고통받은 할머니들이 증언할 때는 참석자들이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이며 듣고 강연이 끝난 후에는 실무진들한테 다가와 민간기금이 뭔지도 몰랐다며 일본정부가 배상하도록 국민의 한사람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들려준다.
이 순회강연은 필리핀 대만 중국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31개 지역을 맡아 도합 일본 전국 63군데서 열린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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