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이 시스템 뚫고 들어오는 통로인터넷에 웬 개구멍?
개구멍이란 출입 통제가 심한 학교나 군부대 담에 있는 조그만 구멍이다. 여기를 통해 폐쇄된 공간과 바깥 세상 사이에 통로가 열리게 된다. 이런 개구멍은 인터넷에도 있다. 「인터넷 개구멍」은 시스템관리자가 퇴근 후에 집에서도 인터넷에 연결된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특별한 권리를 가진 계정을 열어 놓은데서 시작됐다.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은 켄 톰슨이라는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 83년 인터넷 운영체제로 많이 사용되는 유닉스의 결함때문에 수많은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초기 유닉스는 버그(불량) 투성이였기 때문. 톰슨은 컴퓨터언어인 C로 특수한 접속(login) 명령을 만들어 그당시 인터넷에 연결된 대부분의 시스템을 뚫고 돌아다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개구멍은 해커들이 시스템으로 침입하기 위한 공격목표가 됐다. 해커들은 개구멍을 찾아 침입한 뒤 원래의 개구멍은 막아버리고 다른 곳에 개구멍을 만들어 시스템관리자가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시스템관리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리는 건 당연한 일. 요즘에는 이 용어도 많이 변천해서 통신에뮬레이터가 아닌 텔넷명령을 사용해 PC통신에 접속하는 것을 「개구멍으로 접속한다」고 표현한다.<박형배 기자>박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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