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순 도발적 해부/중국 젊은이들의 우상사회적 모순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되고 있는 중국에서 도발적인 문제제기로 중국의 젊은층을 파고 드는 소설가 왕삭(왕수오·38)은 용기있는 이단아이자 미래를 앞서가는 선구자이다.
『중국사회의 건강하지 못한 현상들을 「찔러대는」(자격) 것이 즐겁다.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 소설에 「날카로움」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는 왕삭은 문학청년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84년 왕삭이 처녀작 「스튜어디스」를 발표했을 때 그의 나이는 26세였다. 그후 그는 「나는 너의 아버지」 등 장편소설, 「완고한 주인」 「미칠듯이 해보고 죽겠다」 등 중편소설을 연이어 발표, 일약 중국의 최고 베스트셀러작가가 되었다. 특히 왕삭의 작품 4편이 영화화한 88년을 두고 중국의 문학, 영화, 평론계는 이구동성으로 「왕삭년」이라고 불렀다.
왕삭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의 본능적인 반항기질과 솔직함 때문. 『소설을 쓰는 목적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왕은 서슴없이 『명리를 얻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는 중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정형화한 그런 작가가 아니다. 즉 인격이 위대하다든가 도덕적으로 존경할 만하다는 것과 거리가 멀다. 그의 소설의 주인공도 빈둥거리는 실직자 건달 깡패 등 「모서리의 사람들」이다.
작가인 그는 지식인들에 대해 지독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그는 『지식인들은 민중이 무엇인가 아니면 누구에겐가 반항하도록 부추기는 질투심에 가득찬 소인배들이다. 그들은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민중을 경멸한다』고 독설을 퍼붓는다. 천안문사태를 주도한 학생들에 대해서도 『내 친구들도 몇명 끼여있는 그들은 하루밤 사이에 중국과 세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라 그들이 일으킨 혼돈을. 그들 역시 지식인이며 지식인들은 항상 혼란의 원인이다』라고 비아냥댄다. 기존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두고 「쓰레기」라고 매도하는 가운데 젊은이들은 「산소같은 작가」라고 극찬하며 소설속의 주인공과 자신들을 동일시한다.
92년부터 영화에 관심을 기울인 왕삭은 이 분야에서도 소설못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갈망」 「한무더기 닭털」 「빨간앵두」 「햇빛 찬란한 날에」 등이 그가 감독 혹은 건달 배역을 맡은 영화들이다.
요녕(랴오닝)성 출신인 그는 북경(베이징) 근교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일상사에서 쓰여지는 살아있는 당대의 북경어를 가장 잘 구사한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이같은 평가에는 비판자들마저 동의한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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