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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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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신임부총리의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저축증대와 관련된 획기적인 새 조치가 곧 마련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은 여러모로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말을 잘못했거나 보도가 잘못된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혹시라도 제대로 한 말을 정확하게 보도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임 경제팀이 저축과 관련된 획기적 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불과 열흘전인데 또 획기적인 조치를 한다니 일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다. 전임 경제팀이 발표한 것을 다시 강조해서 한 얘기라면 오해가 없도록 말을 조심해서 했어야 할 일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좀 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느 자리건 후임자가 가장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유혹이 전임자를 부정하고 비난하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부총리나 장관이나 1년이 넘으면 장수했다고 하는 요즘 풍토에서 새로 오는 사람마다 전임자의 정책을 수정하기로 한다면 정부시책은 누더기가 돼버리고 말 것이다. ◆새 경제팀에 대한 대통령의 첫 당부가 정책의 일관성유지였던 것도 그럴만한 현실적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새경제팀에 대한 기대 역시 반짝하는 아이디어나 소신 넘치는 강력한 추진력이 아니다. 매사에 조심하고 근신하면서 산적한 난제들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풀어나가는 성실성을 더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성향이 강하고 화려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새 경제팀의 주역들로 포진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너무 서두르거나 과장된 언행을 하지말라는 당부를 새 경제팀에 먼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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