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원전사고에 “불안 가중”/안전 이상없다지만 “의심”/전력예비율도 올 최저치전력사정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무더위가 계속돼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영광원전 2호기에 이어 울진 원자력 1호기가 발전을 중단, 전력예비율이 올들어 최저치로 떨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통상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1일 긴급보수에 들어간 울진 1호기가 13일 하오부터 정상 가동이 가능해 12·13일 양일에는 전력예비율이 5∼6%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올해 전력예비율을 최저 7%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이번 사고로 1차 마지노선이 무너지게 된 것이다.
사고가 난 두 원전은 각각 시간당 95만㎾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형 원자로로 국내 전체 전력생산능력(3천4백92만5천㎾)의 5.44%를 차지한다. 올들어 전력 최대수요를 기록했던 지난달 18일에는 전력예비율이 6.3%(예비전력1백97만4천㎾)까지 떨어진 적이 있어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 12·13일중 전력예비율이 5%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매년 전력 최대 수요는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에 나타나 이같은 전력위기의 가능성을 높게 해주고 있다.
전력수요는 에어컨보급 등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매년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92·93년 전력증가율은 6.9%와 6.2%에서 94년에는 23%로 껑충 뛰는 등 계속 높아지는 추세이다.
영광2호기가 발전을 중단했을 때만 해도 8월초의 전력공급 예비율이 15∼20%에 달해 느긋해하던 통산부가 울진1호기가 가동을 멈춘 11일에는 부랴부랴 긴급 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열고 비상근무체제로 돌입한 것만 보아도 전력사정이 심상치 않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8월들어 전력공급 예비율은 지난 1일 16.8%(예비전력 4백84만㎾), 2일에는 14.9%(4백26만9천㎾), 3일에는 20.0%(5백40만6천㎾), 5일에는 19.0%(5백52만5천㎾), 6일에는 16.9%(5백1만6천㎾) 등 이었다.
이번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사고에 대해 한전측은 『해수가 흐르는 튜브 내부의 압력이 튜브 외부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2차계통의 복수가 바다로 새어나가는 일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원자력 안전성에 관련되는 문제는 전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광 원전 2호기 냉각수 누출사고가 일어난지 불과 닷새만에 또다시 울진 1호기에도 고장이 발생한 것은 전국에 가동중인 11개 원전이 모두 언제 발전이 중단될 지 모르는 위태로운 지경임을 드러내주는 사건이다. 특히 전력수요가 절정에 이르는 여름철에 2차례나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것은 당국의 전력관리가 얼마나 허점투성이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고 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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