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경제팀은 과연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경제난을 풀 수 있을까.새경제팀의 정책구도를 점쳐보기 위해서는 총수인 한부총리의 성향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한부총리의 피속에는 「정치」가 짙게 스며있다. 전임자인 나웅배 전 부총리와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두 사람 모두 놀랄정도의 현실주의자지만 방법론은 아주 다르다. 서울대교수직을 그만둔 배경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한부총리는 경제학자로서의 꿈을 정치를 통해 실현하기 위해, 나전부총리는 박봉이 싫어 교수직을 버렸다. 한부총리는 지역구 국회의원(강원 춘천)으로, 나전부총리는 기업체 사장(해태제과)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부총리는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대학원에서는 행정학을, 박사과정(영국요크대)에서는 재정학을 전공했다. 한부총리가 경제학자가 된 것도 우연이었다. 요크대에 입학하여 정치학이나 행정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박사과정에 이 분야가 없어 차선책으로 재정학을 택했다. 문민정부의 역대 경제부총리 가운데 정치적 마인드가 가장 강한 사람으로 한부총리가 꼽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한부총리가 과연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까. 내년이 대통령선거의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우세한게 우리의 현실이다. 경제정책운용에 있어 「정치논리는 악」이고 「경제논리는 선」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지만 정치논리가 득세할 경우 경제가 중병을 앓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부총리도 이 점을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경제의 기초적 원리에 충실한 경제정책으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생리를 잘 아는 것은 경제논리회복에 강점이 될 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한부총리가 과연 어떤 쪽을 택할지 궁금하다. 경제논리의 회복없이는 현경제난에 대한 근본적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부총리가 풀어야 할 진짜 과제는 바로 경제논리의 회복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