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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김치/브루클린 배경의 경찰영화 패러디(CF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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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김치/브루클린 배경의 경찰영화 패러디(CF 이야기)

입력
1996.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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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김치쟁탈전 코믹하게 엮어음식 올림픽이 열린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는 단연 금메달감이다. 갖은 양념과 젓갈을 가득 담고 있는 그것은 옛날 새색시처럼 아담하고 다소곳하다.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맛과 빛깔은 도발적이면서 관능적이다. 물론 영양가가 높고 약효도 뛰어나다. 그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한국의 맛이 세계의 맛」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들어진 농협김치 CF. 일본의 기무치를 따돌리고 애틀랜타 올림픽에 김치를 독점공급한 농협이 코믹한 경찰영화를 압축해 놓은 듯한 패러디(모방) CF를 선보인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뒷골목. 두 대의 리무진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마피아를 연상시키는 거구의 남자들이 차를 에워싼다. 『틀림없겠지』『난 확실한 것만 상대한다』 두 사내가 차 안에서 뭔가 협상을 벌인다.

커다란 가방을 건네받은 사내가 협상품을 확인한다. 가방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바로 농협김치. 마약을 맛보듯 김치를 먹어 본 사내가 거래를 끝내기도 전에 김치맛에 반해버린다.

갑자기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경찰차가 현장으로 쏜살같이 달려온다. 검은색 안경을 낀 여경이 불쑥 나타나 『니들 입만 입이냐』며 쏘아붙인다. 경찰과 범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김치를 먹는다. 총각김치를 몰래 먹는 범인이 클로즈업되며 CF는 끝난다.

영화 「폴리스 아카데미」처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우스꽝스럽게 엮어졌지만 메시지만큼은 강렬하다. 한국의 김치가 최고이며 세계인이 인정한 맛이라는 주장이다.

모델도 모두 외국인이 나온다. 마피아의 마약거래 장면을 빌려 김치의 맛을 부각시키고 있는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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