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한진·녹십자/신원그룹대한통운/기아자LG종합상사/(주)대우대농/풀무원LG생활건강/“원가·기술·유통망 서로의 장점 같이 씁시다”/경영전략 등 핵심정보 공유 합작사 설립까지원가절감 기술개발 해외시장개척 유통망확보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기업간 제휴바람이 업계의 새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동종업체끼리 단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하는 사안별 제휴형태에서 더 발전해 경영전략 기술 판매노하우등 기업의 핵심정보까지 서로 공유할 뿐 아니라 합작회사까지 설립하는 사례가 일반화하고 있다.「적과의 동침」이라고 불려온 기업간 전략적 제휴바람이 이제는 「적과의 동거」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한진그룹, 녹십자와 각각 내륙·해상 연계운송시스템및 의약품 공동개발등에 대한 포괄적 사업협력계약을 하고 물류와 의약개발에서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한진과는 매일 2,000톤급 컨테이너선 4척을 운영, 인천지역 4개공장에서 생산되는 설탕 등 생활용품을 부산물류센터까지 운반하는 것을 1차 사업으로 하고 있고 녹십자로부터는 유행성출혈열 백신 원액을 공급받아 생산과 판매를 공동으로 할수 있도록 했다. 제일제당으로서는 톤당 22.2%의 물류비용을 줄일수 있고 의약개발 및 생산을 공유함으로써 신약개발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내륙·연안용 컨테이너를 활용한 신규사업을 개척할수 있다는 점에서, 제일제당의 항생제등 원료의약품을 공급받아 똑같은 조건으로 생산,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진과 녹십자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신원그룹과 대한통운은 지난달부터 신원의 의류물류체계와 대한통운의 물류전산정보시스템에 대해 상호 컨설팅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대한통운이 강점으로 갖고있는 전문물류체계와 신원의 전산관리시스템을 공유해 물류및 유통전문회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뜻에서다.
다단계판매분야에서는 풀무원과 LG생활건강, 이달말 출범을 목표로 애경산업과의 제휴를 추진중인 진로하이리빙이 가장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차세대교환기로 불리는 TDX100전자교환기를 공동개발키로 한 LG정보통신과 삼성전자, 기업형 그룹웨어 개발에 보조를 맞춘 한글과 컴퓨터와 나눔기술, 교육용 CD-i시장에 공동참여키로 한 LG전자와 웅진미디어가 제휴의 손을 잡았다.
해외를 무대로 한 합작사업도 활발하다. 기아자동차는 러시아에 수출하는 세피아 스포티지차량의 독점판매권을 LG종합상사에 주고 이 지역에서의 자동차판매에 LG의 유통망을 활용키로 했다. 기아인터트레이드라는 자체 계열사가 있지만 마케팅노하우와 유통망이 좋은 LG와의 전략적 제휴를 선택한 것이다.
대우와 대농은 우즈베키스탄의 원면생산지인 페르가나주에 올해말까지 5,900만달러를 투자, 연생산량 1만3,000톤규모의 면방공장을 공동설립하는 합작계약을 했다. 마케팅과 경영은 (주)대우가, 생산관리는 대농이 분담하는 면방공장 설립사업은 종합상사의 마케팅 금융 정보망과 생산업체의 기술을 결합한 모범적인 해외투자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상사는 전선 전문제조업체인 대성전선과 함께 필리핀에서 해외전력케이블 프로젝트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3,000만달러의 송·배전용 전력케이블 공급사업을 수주해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합작물류사 차린 풀무원고려당현대백화점/“각사의 이해 떠나 만든 연합조직체/「우리회사」 주인의식에 성패 달렸죠”
풀무원과 고려당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엑소후레시」라는 공동물류전담회사를 차렸다. 식품·제과업체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물류비를 어떻게든 절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경기 기흥에 있는 현대백화점의 물류센터를 임대해 올 11월 본격 영업에 들어갈 엑소후레시는 지금 배송물품을 지역별 수량별로 자동 전산처리하는 전자분배시스템(Digital Picking System)구축작업에 한창이다.
법인설립에서 업무가동까지 1년여동안의 가장 큰 애로점은 소속회사의 입장을 떠나 어떻게하면 독자적으로 합작회사에 전념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느냐 하는 점이다. 3개 회사의 사장 부사장등 중역진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엑소후레시는 그래서 풀무원 남승우 사장을 합작회사의 사장으로 해 경영전반을 책임지도록 했다. 그리고 매월 경영실적을 합작회사 부사장을 맡은 고려당 현대백화점 이사진에 보고해 승인받는 형식을 취했다. 업무집행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물류사업본부에 참여하는 풀무원과 고려당의 편의점영업사원을 퇴사후 신규입사형식으로 다시 채용해 인사체계를 단일화했다.
남승우 사장은 『합작회사가 우리회사라는 주인의식을 종업원에게 심어주는게 공동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때문에 보수문제도 세 회사중 가장 좋은 조건을 따르는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남사장은 『또 공동의 이해뿐 아니라 인적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져야만 합작회사의 출발자체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배송대행 및 구매판매분야에 주력해 통합유통전문회사로 육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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