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각종 불빛에 낮밤 착각 밤에도 울어대/열대야에 지친 시민들 “잠 못자겠다” 짜증시원함의 상징인 한여름 매미소리가 숙면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로 변하고 있다. 열대야로 가뜩이나 잠을 설치고 있는 시민들은 주택가 앞에서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때문에 더욱 지친 밤을 보내는 중이다.
이재성씨(23·학생·관악구 신림9동)는 『새벽녘 집앞 놀이터에서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잠을 깬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반가웠지만 이제는 자명종을 켜놓은 듯한 파열음이 신경에 몹시 거슬린다』고 말했다.
매미는 원래 낮에만 우는 곤충이지만 방범등과 가로등·자동차불빛이 도시의 밤을 훤히 밝히면서부터 밤·낮을 착각, 한밤중에도 울어대고 있다.
도시인구 증가로 수가 줄어들던 매미는 70년대 초반 정부가 독성이 강한 유기인살충제를 대량 살포하면서 절종되다시피했다.
그러나 최근 해충의 탈피를 억제해 번식을 막는 무독성생리활성억제제가 사용되면서 매미가 도시의 가로수와 근린숲, 집마당을 점령하게 된 것.
경희대 「새박사」 윤무부 교수(생물학)는 『매미가 크게 늘어난 것은 매연등 대기오염의 여파로 천적인 어치 물레새 찌르레기 북방새 박새 등 식충성 조류가 절종된 탓』이라며 『매미·귀뚜라미 소리가 소음공해가 된 것은 환경오염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곤충학자인 경북대 권용정 교수(농생물학)는 『국내에서 서식하는 말매미, 털매미 등 15종의 매미는 부화에서 탈피까지 세대별로 5∼7년씩 주기를 갖는다』고 설명하고 『매미·귀뚜라미소리가 성가실 경우도 있지만 그 고향의 소리가 없다면 여름밤이 너무 적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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