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적보다 능력” 외국인 채용 급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적보다 능력” 외국인 채용 급증

입력
1996.08.12 00:00
0 0

◎전공도 단순 통역 탈피 법률·증권·디자인 등 다양화쌍용투자증권 조사부장은 미국인 스티브 마빈씨다. 국내 기업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을 분석, 투자에 필요한 각종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조사부 성격상 다소 의외다. 하지만 그는 『연봉값을 톡톡히 한다』는 평을 받을 만큼 돋보이는 일처리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미국 J증권사 조사담당 이사로 아시아지역 투자전략 수립업무를 담당하다 94년6월 영입됐고, 현재 조사담당이사로 중요한 투자결정과정에도 참여한다.

(주)대우 아비잔 무역사무소의 오거스틴 초대소장. 중서부 아프리카 22개국의 시장개척 및 사업정보를 수집하는 중책이 맡겨져 있다. 불과 몇달전까지만해도 아중동개발사업팀 차장으로 본사에 근무했던 그는 아비잔 국립대법학석사, 프랑스 소르본대학 법학석사, 서울대 법학박사 출신의 국제통. 현지 출신이지만 한국으로 발령받으면 언제든 되돌아오겠다는 각오다.

「이제는 국적을 따질 때가 아니다」. 국내기업들이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외국인 채용관이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자리라도 능력만 있으면 맡기겠다는 자세다.

국적이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심에서 러시아 인도 북아일랜드 등으로, 업무영역도 과거 홍보 통역 등에서 국제법률상담 증권 설계 패션디지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LG그룹에는 현재 84명의 외국국적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중 순수 외국인만 50여명. 대우에도 30여명의 외국인이 ▲에너지자원개발 ▲위성통신부문 ▲엔지개발부문등에서 활약중이다. 선경건설은 울산 FCC공장현장에 부장급 엔지니어를, 유공과 유공해운도 외국인 국제변호사를 채용했고, 미국국적의 교포들도 10여명에 이른다.

쌍용은 투자증권에만 마빈씨를 비롯, 영업담당고문에 미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씨를 86년 7월 채용했고, 대리급 일본인도 국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화는 모스크바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임보리스씨를 그룹 비서실 해외사업팀에 두고 러시아와 동유럽지역에 대한 연구 및 현지조사활동을 맡기고 있다.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리는 신규통신사업 분야는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외국 전문인력들을 속속 수입하고 있다. 건설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건설감리의 비중이 커지면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감리기술자를 수입하고 있는 것. 삼성물산은 미국과 영국의 감리인력을 채용해 감리, 기술 및 품질관리, 안전지도 등을 맡기고 있고 동아건설도 토목 건축 분야에 외국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은 사원들의 외국어교육을 위해 연수원내에 외국인강사를 두고 있으며, 한보는 당진제철소에 미국국적의 재미교포 2명을 채용, 통역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세계경영전략에 따라 국내외 각종 법인에서 근무하는 20만명의 임직원중 해외인력이 절반을 넘어섰다』며 『국경없는 경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외국인채용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현행법상 외국인 정식채용이 불가능해 이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할 정도다. 이에따라 외국인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외국인 활용은 더욱 늘 전망이다.<정희경 기자>

◎인터뷰/유공해운 보험클레임팀 영 우드러프씨/“실전 익힐 기회 많고 보수 좋아 만족”

유공해운 보험클레임팀에서 근무하는 우드러프씨(30·영국인)는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해운업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변호사자격을 얻은뒤 영국 법률사무소에서 4년간 일했지만 이곳만큼 실전을 익히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 보수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2월 동료의 소개로 유공해운에 입사한 그는 해상법에 관한 상담과 클레임 발생시 분쟁을 해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우드러프씨는 『영국에서는 직위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토론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반면 한국은 합의의 문화가 더 중시되고 개인의 능력보다는 직급이나 직책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비전문가들과 섞여 있는데다 종종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지만 가족같은 분위기여서 쉽게 극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공에서 쌓은 현장경험과 아시아시장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해상법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때문에 그는 『불연듯 향수가 밀려오곤 하지만 한국생활을 좀 더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