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문분야 최고 추구 소집단 급증 전문 분야에 대한 열정과 지식을 갖추고 「나만의 영역」을 고집하는 마니아들이 캠퍼스를 점령하고 있다. 마니아들은 음악 패션 컴퓨터 영화 등 다방면에서 최고를 추구하며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낳고 있다.
수적으로 가장 많은 음악 마니아는 클래식 기타연주 합창단 등 기존 음악세계에서 록그룹 재즈동호회 오케스트라 등 새로운 분야로까지 진출했다. 재즈동호회의 경우 서울대 「자이브(JIVE·재즈 라이브)」 등 20∼30명 단위의 소모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애시드재즈 힙합 크로스오버 등 새 장르를 추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타워레코드 플로어 매니저 이원석씨(29)는 『종전에는 매니저들이 음반을 추천했으나 요즘은 마니아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패션정보를 교환하고 연구하는 패션마니아들도 부쩍 급증, PC통신 천리안의 동호회 「패션라이프」의 경우 회원 300여명 중 70%가 전문가 뺨치는 실력의 대학생들이다. 동호회는 디자이너 패션사진기사 등 전문직 코너를 개설하고 1년에 4∼5차례 패션세미나를 개최한다.
영화마니아들은 컬트무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관람·비평하고 직접 영화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 중에는 방학기간중 영화사나 비디오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서울 관악구 신림2동 M비디오방에서 일하는 황모씨(21·서강대 화학과3년)는 『급료 등 근무조건은 열악하지만 영화를 마음껏 보고 연구할 수 있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열풍을 대변하듯 인터넷동호회도 출현하고 있는데 12일께 국내 대학생과 미국 유학생 300여명이 사설통신망을 통한 인터넷동호회를 개설한다. 인터넷 마니아들 가운데는 컴퓨터 학원 등에서 인터넷을 가르치기도 한다. 오디오 기기들을 전문적으로 품평하는 오디오마니아도 있다. 회원만 9,000여명인 하이파이동호회는 엠프 스피커 CD플레이어 등 오디오제품을 시험·조립·비평하는 전문 동아리로 업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성향을 조사해 상품개발의 전 과정을 기획·관리하는 머천다이저, 박물관 미술관의 전시 일정 등을 기획하는 큐레이터 등 기획전문가그룹, 선물거래를 공부하는 선물딜러연구모임, 레코딩 음향엔지니어, 미용 컨설턴트 지망그룹 등 다양한 마니아그룹은 이제 대학사회의 기본 단위로 변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 문형춘 연구원(34)은 『마니아들은 기존 대학문화를 거부하고 집단 고유의 소규모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들의 등장으로 대학 공동의 문화 대신 전문화·다양화한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배성규·강룡운 기자>배성규·강룡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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