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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어제 집권 2기 취임/어수선한 정국속 “불안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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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어제 집권 2기 취임/어수선한 정국속 “불안한 출범”

입력
1996.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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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서 20분만에 행사 끝내 건강이상 논란 증폭/체첸사태 악화·크렘린 권력투쟁 양상까지 겹쳐/추바이스 개혁·레베드 부패척결에 한가닥 기대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정오 크렘린궁에서 제 2대 러시아연방 대통령으로 공식취임, 집권 2기의 돛을 올렸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인권을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영토를 보전한다는 요지의 대통령선서를 했다. 하지만 옐친이 과연 4년 임기를 제대로 채울지 불안감을 안겨주는 취임식이었다.

 7·3대선 결선투표 직전부터 제기된 옐친의 건강상의 문제점은 취임식을 통해 또다시 증폭됐다. 취임식 장소를 당초 실외에서 실내로 변경했으며 행사시간도 2시간에서 20분으로 대폭 줄인 것이다. 이는 한달 가까운 요양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직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증거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크렘린측에 따르면 옐친대통령은 앞으로 2개월 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이처럼 옐친의 온전하지 못한 건강은 러시아 정국을 혼란속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그가 휴양소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 고질적인 체첸사태가 더 악화되고 모스크바 일원에 폭탄테러가 빈발했으며 연해주 등 일부지방에서 체불임금에 항의하는 파업이 발생하는 등 사회 불안현상이 가중됐다.

 심상치않은 정치판의 움직임도 옐친정권의 순조로운 항해를 위협하고 있다. 크렘린에 입성한 아나톨리 추바이스 행정실장과 안보문제에 관한 전권을 장악한 알렉산데르 레베드 국가안보위 서기, 총리에 재임명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등 권력핵심 3인간의 권력투쟁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으며 체제를 재정비한 구공산당 세력의 대공세도 예견되고 있다. 특히 9월22일 아무르주지사 선거를 필두로 막이 오를 지방선거에서 「공산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럴 경우 옐친은 국가두마(의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공산세력에 포위되는 형국이어서 일상적인 국정수행마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르주는 옐친이 결선투표에서 겐나디 주가노프후보에게 13% 포인트 이상 뒤진 지역이다.

 여기에 2차례 투표에 따른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와 외자유치 실패, 인플레 재연 조짐 등이 겹쳐 민생안정과 화합정치를 앞세운 옐친대통령의 집권 2기 구상은 초반부터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집권 2기가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있지만은 않다. 「사유화 차르」로 불리던 추바이스 행정실장이 크렘린을 장악하면서 민주화 개혁정책은 더욱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고 레베드에 의해 권력층의 부정부패, 사회전반의 부패구조, 조직범죄 등 개혁 부작용이 어느정도 치유될 가능성도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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