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7명에 선생님 9명. 지난 7일 하오 이화여대 사범대 지하 강의실 「열린 학교」 수학 교실에서는 학생보다 교사가 더 많은 진풍경이 벌어졌다. 교사인 사범대 학생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의 중학생들을 가르치느라 더위도 잊었다. 사범대 학생회(회장 손애라·21)가 교육현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열린 학교는 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7일 입학한 학생 100여명을 상대로 80여명의 교사가 「재미있는 수학」 「신나는 과학」 「TV 메치기」 「바로보는 성」 등 8개 과목을 가르치다 보니 가끔 교사가 학생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앳된 얼굴로 책상 주위에 옹기종기 둘러앉은 사제 모습이 조금은 엉성해 보이지만 매일 교무회의가 열리고 교장 교감도 있는 엄연한 「학교」다.
4일동안 수업을 무사히 마친 학생들에게는 조촐한 졸업장과 함께 동문 자격이 주어지고 성적표 대신 선생님으로부터 「마음의 편지」를 받는다. 기발한 교수법도 자주 등장하는데 강수미 교사(19·수학교육과 1년)는 학생들에게 원뿔모형 3개와 원기둥에 과자를 넣도록 해 「원기둥 부피는 원뿔 3개 부피와 같다」는 공식을 이해시켰다. 올해 두번째 참가한 유재황군(13·중앙중 2·과학반)은 『자율적이고 재미있는 수업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정인숙 교감(21·사범대 부회장)은 『청소년 교육에는 엄격함보다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교육관을 밝혔다.<김경화 기자>김경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