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개각이지만 경제팀으로서는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의 교체등 사실상 전면개각이나 다름없다. 윤여준 청와대대변인은 이번 개각에 대해 『우리 경제를 보다 활성화시키겠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고 했다. 한승수 부총리, 이석채 경제수석 등 경제팀의 새로운 리더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험 많은 경제통들이므로 침체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기대를 걸어 보고 싶다.새로운 경제팀은 이 돌파구가 무리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경제를 예정대로 연착륙시키는 데 있다는 것을 올바르게 인식했으면 한다. 급속한 수출부진, 국제수지 적자의 증폭 등 우리나라 경제의 현안문제에 대한 퇴임 경제팀의 처방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장·단기 대응방안에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장기적으로는 고비용·저효율의 우리 경제체제를 저비용·고효율로 바꿔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과소비등을 억제, 미흡하나마 국제수지 악화 완화를 시도해 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침체 기미에 대한 반사적인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인플레 등 연착륙의 실패를 자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전제일주의다. 문제는 이 처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처방의 집행속도와 폭에 있었던 것이다.
경제난의 궁극적인 해결을 경제체제의 개선에 두었지만 단계적으로나마 가시적인 진척의 결과가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경제체질개선은 금리, 임금, 지가, 물류비 등 생산요소 비용을 경쟁력있게 낮추고 안정화시키자는 것인데 이에 대한 진척이 극히 부진해 온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해결전망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은 수출부진 등 당면 경제현안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할 뿐 아니라 중·장기처방에 있어서도 진척에 실패한 것이 무기력감을 증폭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점차 상실케 한 것이다.
새경제팀의 과제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제체질개선정책을 가시적으로 진전시켜 기업 뿐 아니라 근로자 등 민간부문 경제주체들이 자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팀은 또한 그들 스스로 강력한 구심력을 구축,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들어 정부부처 사이에 충분한 협의가 안돼 정책이 왔다갔다 하는 등 일관성을 결여한 것이 빈번히 나타나는데 지양돼야 한다. 또한 이번 부분개각에서는 신한국당 중진의원들의 내각진출이 주목되는 데 당·정협력의 긴밀화가 그린벨트의 훼손 등 지역이기주의적 민원성사업 해결에 악용,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토록 해서는 안되겠다.
한편 새로 발족하는 해양수산부는 해운·항만·수산·해양개발 등 업무가 방대하고 매우 중요하다. 신설부의 정착은 첫 관리자의 역량이 결정적이다.
새 경제팀은 한국경제를 압축성장형에서 개방시대의 선진형으로 경쟁력 있게 전환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그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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