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항공지도 올 8월 재개정”/오류경위는 안밝혀… 개정판서도 “문제점”/일제 지도 원용후 94년까지 미개정 가능성미 국방부 지도편찬국(DMA)은 8일 성명을 통해 백두산 천지 전부가 중국의 영토로 표기된 미군 항공지도(1501 AIR NK 52―8, 4판)를 94년 4월 개정(5판)한 데 이어 96년 8월 이를 다시 개정했다고 해명했다. 또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도 주한 미공군이 사용하는 북한 항공작전용 지도를 개정판(5판)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DMA측은 4판 지도까지 천지를 포함한 백두산의 대부분이 중국 영토로 표기됐던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북한·중국 국경선 표기 근거와 관련해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DMA는 자신들이 제작한 지도에 나타난 모든 국경은 미국무부의 지침에 따라 표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두가지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군 지도가 광복이전 제작된 일본군 지도를 원용한 후 이를 94년까지 개정치 않고 있었을 가능성이다. 문제의 경계선이 일제가 청과의 간도협약을 통해 「천지를 포함한 백두산과 간도」를 남만주 철도부설권과 맞바꾼 후 그었던 선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 이 추론의 근거다. 이후 미국은 공산화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이 경계선을 바꾸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학계에서 대체적으로 부정하고는 있지만 계속 의혹으로 남아 있는 북한·중국 비밀 협약설로 이를 토대로 미국이 지도를 작성했을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85년 제작된 문제의 지도에 천지 전부가 중국측 영토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한·미 양국 지도관련 회의를 통해 시정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판(5판) 지도에는 4판 지도상의 경계선 외에 천지 주변 지역을 포함한 경계선을 보완, 범례에서 이를 「미확정 국경(INDEFINITE BOUNDARY)」으로 표기했다. 이 일대의 국경선 문제에 대해 미정부가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개정된 지도 역시 동해와 독도 등 주변국과 분쟁 소지를 안고 있는 민감한 지역의 표기에서 여전히 오류를 범하고 있다. 동해의 경우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했으며 우리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독도도 처음 발견한 프랑스인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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