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대안」 불구 가능성 희박/두 김 위상 변화·필승 확신 없는한 「거론 수준」 그칠듯야권에서 「6·27 지방선거」와 「4·11총선」은 빛과 그림자처럼 대비되는 두 개의 선거다.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야권 모두에 선거후 승리감에 대한 향수는 뿌리깊게 남아있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 강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선거가 명암을 가른 이유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에 대한 지지표를 산술적으로 조화시키고 상승작용을 가져온 제3의 인물이 있었는지 여부에서 찾고 있다. 특히 조순후보가 서울시장선거에 나섰을 때는 두 김총재의 고정지지표가 고정반대표를 상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장선거의 승리공식이 97년대선 방정식에도 대입될 수 있을까. 현단계에서는 막연한 향수에 그칠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사실 대선에서의 「제3후보론」은 두 김총재의 2선후퇴, 또는 차기정권의 당·정분리 등 큰 변화를 결과로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같은 지각변동을 가져오기에는 야권내부의 여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야권이 본격적으로 「제3후보론 풀이」에 들어가려면 먼저 두가지 정리가 증명돼야 한다. 우선은 과연 두 김총재의 「2선에서의 지지」가 고정표의 상승작용을 가져오는 「플러스 알파」냐는 점이다. 이와관련, 측근들은 『지방선거와 대선은 이해관계만 보더라도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양김씨와 새 후보의 부정적인 면만이 부각돼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알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양당 모두에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큰 도박이며 아직은 그같은 도박을 감행할 만한 확률적 계산이 돼 있지 않다.
또 한가지 증명돼야 할 명제는 두 김총재가 대선출마자체에 역점을 두느냐 또는 정권교체, 즉 선거승리에 역점을 두느냐는 것이다. 국민회의 김총재의 경우 『4번의 패배는 없다』며 수평적 정권교체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측근들은 강조하고 있다. 자민련 김총재의 경우 입장이 다르다. 내각제로의 권력구조 개편, 당의 존립을 위해 독자출마의 가능성을 상당기간 남겨놓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설사 이같은 내부적 요소가 해결되더라도 제3후보론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 몇가지 외부적인 상황변수가 더 고려돼야 한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DJ이외의 대권후보를 내세우는 일은 신한국당 대권후보간의 분열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고, 또 DJ와 JP의 공조가 결정적으로 균열을 보이는등 상황이 극히 불리할 때』라고 말했다.
극히 희박한 가설이긴 하지만 국민회의에서는 김상현 지도위의장이, 자민련에서는 TK세력이 양김씨를 강제로 사퇴하도록 했을 경우 그들의 고정표는 결코 야권의 표로 계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야권이 함께 미는 제3의 후보가 내년대선에 등장하는 것은 『양 김씨중 한 사람이 출마하더라도 필패』라는 결론이 명백해질 때까지는 불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그리고 그같은 결론이 가까운 시일내에 내려질 것같지는 않다.
따라서 야권의 제3후보론은 상당기간 「최후의 대안」혹은 「미완의 대안」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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