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터키탕이 화제다. 한동안 보신관광으로 국제적 망신살이 뻗치더니 이번에는 터키탕이 시끄럽다. 무더위속에 화제가 되는 것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7월부터 터키탕 영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터키탕이 크게 늘어날 조짐이 보이자 교회여성 연합회등 시민단체들은 터키탕 영업을 규제하라는 운동을 펴고 있다. 이에 때맞춰 데리야 당길테페 주한 터키 대리대사는 『터키와 아무런 연관도 없는 퇴폐영업에 터키탕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만일 터키에서 매춘업소에 한국의 집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한국인들의 감정이 어떻겠느냐』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반응은 『터키탕(터키시 배스)이란 말은 사전에도 나오는 일반명사이므로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터키대사관에서 정식으로 공문이 오면 명칭변경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반명사니 뭐니 하는 토를 달지 말고, 명칭변경을 서둘러야 한다.
사전에 나오는 터키시 배스와 우리나라의 터키탕이 같다고 감히 우길 수는 없다. 터키식 목욕탕의 특징은 스팀목욕이지 음란 서비스가 아니다. 다른 문화를 들여다가 좋은 알맹이는 빼 버리고 나쁜 것들을 잔뜩 채워서 본래의 것과는 상관이 없게 만들어 버리는 추악함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한국의 터키탕은 일본의 도루코탕이 들어온 것이고, 일본은 십여년전 그 이름을 「소프랜드」로 바꿨다는데, 우리가 지금 보통명사니 뭐니 하면서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당길테페 대리대사는 『터키탕 음란행위는 한국인들이 해결할 문제이나, 터키라는 이름만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여자로서, 터키인으로서 터키탕이라는 명칭에 항의한다』는 그는 다음달 후임대사가 부임할 때까지 대리대사직을 맡고 있는 30세의 서기관인데, 음란영업에 대한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공격을 읽을 수 있다.
한국 남자 있는 곳에 으레 같이 있는 향락·퇴폐 풍조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력보강을 위해 남의 나라에 가서 곰과 뱀을 잡아 먹고, 매춘 관광을 일삼고, 이발소나 목욕탕에서까지 음란행위에 빠지고 있다. 경제발전의 목표가 향락이었나 의심할 정도다. 이웃나라들로부터 섹스 애니멀이란 손가락질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터키탕에 이성입욕보조자(마사지 걸)를 두는 것을 금하고, 음란행위가 적발되면 영업장을 폐쇄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퇴폐업소 없는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느긋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퇴폐풍조는 바로 우리의 아들 딸들을 공격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므로 단속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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