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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도 운동도 학원도 밤에 “북적”/밤풍경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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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도 운동도 학원도 밤에 “북적”/밤풍경 달라졌다

입력
1996.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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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낮보다 여유·활력 개성·실속파 몰려/농협 하나로마트 등 야간 장보기 명소로 인기도시의 밤풍경이 바뀌고 있다.

짜증나는 낮 더위와 교통체증을 피해 아파트단지내 24시간 편의점에서 자정을 넘어 장을 보는 30∼40대 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신촌 돈암동 등 대학가 주변 의류시장 등에서는 젊은 남녀가 여름밤 쇼핑을 즐기고 있다.

바캉스를 떠나기 앞서 24시간 할인매장에서 집단구매에 나서는 마이카 쇼핑족까지 등장했다. 이들이 찾는 도심속 심야쇼핑거리는 이제 단순한 쇼핑타운을 넘어 여름철의 독특한 소비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가는듯 하다.

음악이 있는 쇼핑거리. 서울 문정동은 압구정동에 이어 강남의 또다른 로데오 거리로 손꼽힌다. 이 거리에는 폴로 논노 덤프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아웃렛 매장을 중심으로 30여개의 신세대풍 의류점들이 밀집돼 있다. 주고객은 대학생들과 20∼30대 회사원 등. 평일에도 하오 6∼9시까지 몰려드는 젊은이들로 이 지역일대 주차공간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신촌일대의 의류시장과 돈암동 성신여대 인근의 패션거리 등도 심야쇼핑객들로 자정까지 장사진을 이룬다.

○하루 매출액의 절반 차지

24시간영업을 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에는 밤시간을 이용 호젓하게 쇼핑을 즐기려는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뉴코아 백화점의 킴스클럽(02―530―5704)이 가장 붐비는 때는 하오 8시에서 새벽 1시. 하루 매출량의 절반이 바로 이 시간대에 팔린다는 것이 업체관계자의 설명이다. 열대야가 계속 되고 있는 요즘 이 클럽매장에는 더위를 피해 간편한 복장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이나 맞벌이 부부들로 북적대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밤에 쇼핑을 한다』는 장해철씨(38·회사원·서초구 방배동) 가족은 『길도 막히지 않고 쇼핑하면서 더위도 피할 수 있어 좋지만 무엇보다 가족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며 즐거워했다.

1일 서울 양재동에 처음 문을 연 농산물전문편의점 「농협 하나로마트24」(02―577―1769)는 퇴근길의 맞벌이부부들에게 야간쇼핑의 최적지로 꼽힌다. 50평 규모의 넓은 매장과 주차공간을 겸비한 이 곳은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비롯, 양곡 잡곡축산물 가공식품등 500여 품목의 농산물등을 구비, 고객들에게 항상 신선한 느낌을 준다. 가격이 다른 소매점에 비해 20%가량 저렴해 강북지역의 고객까지 벌써 확보할 정도.

붐비는 곳은 비단 유통업체만이 아니다. 외국어학원이나 문화센터의 야간강의실은 낮에 일하고 밤에 배우겠다는 주경야독파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시간을 함께 내기 힘든 부부나 가족들을 위해 포크댄스나 노래 등을 가르치는 야간강좌들의 인기도 높다.

○헬스클럽·테니스장도 불야성

헬스클럽이나 실내테니스장 등 각종 체육시설은 형광등 불빛 아래서 밤늦게까지 비지땀을 흘리는 직장인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한강둔치나 도심공원 등에서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다지는 이른바 야깅족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야간산행의 남다른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애호가들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밤이 새로운 활력과 생활의 여유를 찾아주는 공간으로 변해가면서 밤을 보내는 방법에도 개성과 실속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별다른 생각없이 TV앞에 눌러앉아 시간을 때우거나 밤늦도록 술잔에 매달리는 풍습은 이제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다. 밤은 무엇보다 자기생활에 바쁜 가족이나 부부를 위한 공유의 시간대라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기 투자에 적극적인 활동파에게 밤은 언제나 짧을 수밖에 없다.<장학만·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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