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집계/95년이후 36개 상장사서 48건/총 9백86만주 천3백억 규모/증여 6개월후 34건이 주가상승 “대부분 성공”주가가 하락세에 머물러 있는 기회를 이용, 주요기업의 대주주들이 보유주식을 2세나 3세등에게 증여하고 있는 것으로 7일 밝혀졌다. 이는 증여당일의 주가를 감안해 증여세를 매기는 현행 증여세제를 이용, 대주주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95년 이후 지난 7월말까지 1년7개월동안 36개 상장사의 주식이 48차례에 걸쳐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향국면으로 접어든 올들어서는 모두 28차례의 증여가 이루어져 지난해 전체 주식증여 20건보다 많았으며 지난해 1∼7월중 이루어진 15건의 2배에 달했다. 증권거래소가 일정기간에 상장사의 주식증여현황을 파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년7개월동안 증여된 상장사의 주식수는 모두 9백86만5천7백65주였으며 증여당일의 시가를 기준으로 한 주식증여액은 1천3백35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중 주식을 가장 많이 증여한 상장사의 대주주는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으로 증여주식수가 2백36만9천2백63주에 달했고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 정인영 한라그룹회장등이 뒤를 이었다. 증여한 주식을 증여당일 주가로 환산할 경우 가장 많은 금액을 주식으로 증여한 대주주 역시 동부 김회장으로 증여액은 2백28억원에 달했고 한라그룹 정회장이 2세와 배달학원에 증여한 주식의 시가는 모두 2백10억원이었다.
동양화학 이회림 명예회장의 증여액도 1백89억원이었고 대성산업과 대성자원의 주식을 증여한 김수근회장 3형제의 증여액은 1백61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충남방적 창업주인 이종성 전 회장(사망)은 95년 한해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소유주식을 2세에게 증여했고 동부그룹 김회장은 지난 1년7개월동안 3차례, 대성 한보 해태 중외제약 영창악기 범양건업 등의 대주주는 각각 2차례에 걸쳐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장사 대주주들의 주식은 대부분 2세에게 증여됐는데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과 신성기업의 박륜제대표는 부인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또 삼양사의 김상하 회장과 명성의 권혁도 대표 등은 친족에게, 오뚜기식품의 창업주인 함태호씨와 동양석판의 손렬호 회장은 손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대주주들이 최근들어 이처럼 주식증여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은 주가가 낮을 때 증여함으로써 절세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48건의 주식증여액 1천3백35억원은 증여가 이루어진 6개월후 1천8백61억원으로 불어나 주식을 증여한 대부분의 대주주들이 절세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증여후 6개월의 주가가 떨어진 경우는 증여 48건중 14건에 불과했다. 주식을 증여한 6개월후 가장 많은 차익을 낸 대주주는 동부의 김회장이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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