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국 입장 무시 일방 표기 “충격”/간도 협약 등 중·일 해석 기운듯/중과 잇단 분쟁속 북도 어정쩡/“유사시 어디까지 북폭” 전략적 문제도미군이 사용하는 지도에 천지를 포함한 백두산의 대부분이 중국 영토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적이다. 미 국방부가 제작한 공식지도에 천지 일대가 중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는 것은 한반도 통일시 이 지역의 영토 귀속문제가 중국과의 분쟁거리로 등장할 것임을 새삼 확인해 주는 것이다.
또 한반도 유사시 미군 조종사들이 북폭을 감행할 경우 이 지도에 표기된 북한 영토내로 공습을 제한해야 한다는 전략적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미군 지도의 경계선이 이처럼 획정된 근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한반도 지리전문가들은 문제의 경계선이 1712년 세워진 백두산 정계비 비문내용중 중국측 해석, 1909년 일제와 청나라가 백두산과 남만주 철도부설권을 맞바꿨던 「간도협약」의 기준선 등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준은 우리는 물론 북한측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백두산을 성산으로 서로 숭배해온 한국과 중국간의 영토 시비는 조선조 숙종때 백두산 최고봉인 병사봉(2,750m) 동남방 4㎞, 해발 2,200m지점에 세워진 정계비가 발단이다. 이 비문에는 「서위압록 동위토문 고어분수령상 륵석위기」, 즉 서쪽으로는 압록강, 동쪽으로는 토문강을 국경선으로 한다고 돼 있다. 1884년 청은 토문을 두만강이라고 주장하며 두만강 북쪽과 서쪽의 「중국땅」에 살고있는 조선인은 나가라고 요구, 첫 영토 분규가 발생했다. 이어 1909년 일제는 청으로부터 남만주 철도부설권을 따내는 대가로 백두산과 간도를 넘겨줬다. 이른바 「간도협약」이다.
광복이후 분규가 다시 불거진 시점은 1961년 중국 인민화보에 백두산 전 지역이 중국 영토로 표시된 장백산맥(백두산의 중국명)지도가 실리면서이다. 북한이 한국전 참전 대가로 중국측에 넘겨줬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이같은 비밀 협약설은 현재 부정되고 있다. 북한측은 중국 지도가 나온 즉시 중국의 길림(지린)성까지 국경선이 올라간 것으로 표시된 지도를 발간, 영토분쟁까지 감수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이후 양측은 협의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져 온 경계선을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은 어떤 조약문이나 기록도 발표되지 않아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다. 여러가지 추론이 나오고 있으나 63년 또는 64년 김일성과 주은래(저우언라이) 당시 중국총리가 정치적 타협으로 국경을 정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경계선도 양측간에 차이를 보인다. 육상 경계선은 두만강과 압록강 발원지를 기점으로 천지 주변 15개봉중 9개는 중국측이, 병사봉등 6개는 북한측이 소유하는 것으로 돼있으나 천지의 영유권은 양측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은 수면에 국경선을 그은 반면 북한은 육지에만 선을 표시해 놓은 채 수면에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지의 영유권이 아직 미해결 상태이거나 북측이 천지를 공유수면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브리태니커 사전에는 중국측 주장대로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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