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염원 담기 구슬땀/강강술래소극장서 개막광복절을 앞두고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비지땀을 흘리는 귀순자들이 있다. 극단 오마니. 귀순자 7명을 중심으로 6월17일 창단한 단체다. 광복절인 15일 강강술래소극장에 올릴 창단작품 「코리랑」(코리아+아리랑)의 개막을 앞두고 이들은 매일 9시간씩 맹훈련중이다.
『반갑습네다. 동포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북한가요에 맞춰 휠체어를 타고 악수를 건네다가 김건모의 노래 「스피드」에 몸을 흔든다. 빠른 박자를 놓치거나 어쩐지 어색해 머뭇거리면 안무 오세란의 호통이 뒤따른다. 한 번도 해보지 않던 연기라 다들 어렵다. 눈에 차지 않는 스태프에게 『좀 쉬면서 하자』고 하소연도 해본다. 잠시 짬이 날 때마다 눈을 붙인다. 상오중 직장근무를 하고 하오 2시 극장에 모여 11시까지 연습하는 형편이니 지치는 건 당연하다.
내용은 이렇다. 1막에서 미·소·중·일 4대 강국의 회오리바람에 쓰러진 남·북한이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춤과 노래로 그리며, 2막에선 관객과의 대화형식을 빌려 북한의 생활상을 촌극등으로 펼쳐 보인다. 마지막엔 중국국적을 갖고 있어 귀순자로 처리되지 못한 실존인물의 재판을 통해 북한동포를 받아들여야 할 우리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창단 당시만 해도 정말 될까 싶던 공연이었다. 북한군 선전대 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하다 95년 귀순, 동국대 연극영상학부에 재학중인 정성산씨가 중심이 되었다. 그는 친분있는 연극인 김화철에게 도움을 청했고 「품바」의 극작·연출가 김시라가 대본을,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권호성이 연출을 맡게 됐다. 출연진은 이상윤 오명선 김광욱 황정국 정성산 허철수 등 단원 6명과 박현정 오지나등 외부에서 섭외된 여배우 2명이다. 공연은 9월30일까지.
『힘든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당간부가 아닌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낯설어요. 근데 이걸 왜 하는지 아십니까. 우리도 우리 존재를 알리고 싶은 겁니다』―정성산씨의 말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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